먹구름 짙게 깔린 트럼프-김정은 대화판…‘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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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7일 1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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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약 7개월만에 재개된 북미실무협상이 결렬로 끝나면서, ‘화염과 분노’로 대변되는 2017년 강대강 대치 국면을 밀어내고 어렵게 찾아왔던 이번 북미 대화판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게 됐다.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북미 간 새 시대 개막과 한반도 내 항구적 평화 정착 기대감이 고조됐던 배경엔 남북한과 미국 모두 집권 초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 영향을 끼친 측면이 있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의 워싱턴 방문과 뒤이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요약되는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의 북미 대화 국면은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급속히 위축됐다는 점이 고려됐다.

2007년 10.4 남북 공동선언도 이듬해 정권이 교체되면서 이행의 동력을 상실했다는 점 역시 집권 초기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일관성이 있는 정책 추진으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방정식을 낳게 했다.

그렇지만 4.27 판문점 회담과 6.12 싱가포르 회담을 발판으로 이후 2차례 남북정상회담과 1차례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1차례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동이 열렸지만 북미는 한국전쟁 미군 유해를 일시 송환했을 뿐 싱가포르 회담 합의 사항을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 상황이란 변수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야당의 탄핵 공세로 국내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엔 비핵화 협상에 반대했던 군부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내부 결속 의도도 담겨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초기 높은 국정 지지도를 바탕으로 북미 대화에서 중재자 혹은 촉진자 역할을 적극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북미 대화가 지지부진하면서 북한 비핵화에 회의론이 확산돼 있다.

협상이 의미있는 진전을 내지 못하고 올해를 넘기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미 민주당의 탄핵 시도는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리지만 탄핵 국면은 재선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선 레이스는 내년 2월 시작된다. 국내에선 내년 4월엔 총선이 열린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제시했다.

북한은 전일(6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 정책의 철회 없이는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며 “조미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말까지이다”며 이같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올해가 3달이 남은 상황에서 북미가 ‘빅딜’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스몰딜’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몰딜’ 합의만으로도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담겼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달 23일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 모두 내년 미 대통령 선거 전에 거래(성사)를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이 올해 안에 ‘스몰딜’(부분 합의)이라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렇지만 “12월31일까지 핵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다시 ‘화염과 분노’ 시대가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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