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둥에 인공기-오성홍기 나란히…김정은 ‘혈맹’ 시진핑 ‘우호’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6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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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조중(북-중)우의교 주변 압록강변에 나란히 걸린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 조중우의교는 단둥시와 북한 신의주를 잇는 다리다.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5일부터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조중(북-중)우의교 주변 압록강변에 나란히 걸린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 조중우의교는 단둥시와 북한 신의주를 잇는 다리다.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6일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북-중 접경지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일부 지역에 북한 국기인 인공기와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나란히 걸렸다. 이날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교인 중조(북-중)우의교 인근 압록강변 도로 가로등마다 인공기와 오성홍기가 함께 게양됐다. ‘북-중 외교관계 설정 70돌을 열렬히 경축’ ‘북-중 친선 영원하리’ 등 중국어·북한어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현지 소식통은 동아일보에 “5일부터 인공기·오성홍기와 수교 70주년 관련 플래카드가 걸렸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 축전을 주고 받았다. 김 위원장이 ‘혈맹’을, 시 주석은 ‘우호’를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인 우호는 양국 공통의 귀한 재부(財富)”라며 “중-북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상호 신뢰와 우의를 소중히 여긴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인민이 피로써 지켜낸 사회주의가 있었기에 조중 친선은 지리적인 필연적 개념이 아니라 동서고금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각별한 친선으로 다져졌”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북-중 혈맹’을 가리키는 이 대목은 소개하지 않았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은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달 말로 예상되는 단둥 항미 원조(중국군의 6·25전쟁 참전을 뜻하는 용어) 기념관 재개관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둥 현지에서는 중국의 항미원조 기념일인 25일경 재개관 행사가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만큼 김 위원장의 이달 중 방중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시 주석과 만나 미국과의 향후 비핵화 협상 방향을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다.

베이징 대북 소식통은 “북-중 양국이 비핵화 문제 관련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방북한 것도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왕 위원을 통해 시 주석에게 비핵화 협상 관련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중국 은 ‘북-미 협상이 진전돼도 중국이 북-미 비핵화 논의에서 소외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재개된 중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올해 내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요소 비료, 시멘트 등 총 3513만6729달러어치(약 420억5800만 원)를 북한에 무상 지원했다. 해관총서는 8월까지의 무역통계만 공개했다.

4월 요소비료 7810t 등 339만9615달러어치로 올해 지원을 시작한 중국은 5월 요소비료 5만3635t 등 2400만952달러어치를 지원했다. 7, 8월에는 비료 지원 없이 시멘트 3260t(29만625달러어치)를 보냈다. 쌀 지원은 해당 자료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대북 소식통은 “중국 측이 쌀 지원은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8월에만 약 80만 t의 쌀을 북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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