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vs “조국 구속”…조국이 만든 두 동강 난 서초동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5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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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5일 서울 서초구의 서울중앙지검 앞에는 조 장관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조 장관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맞불 집회를 펼쳤다. 서초경찰서 앞에 경찰이 철제 펜스로 이들을 분리하면서 몸싸움 등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조 장관의 거취를 두고 양 진영이 주말 서초동을 갈라놓은 셈이다.

사법적폐청산범국민 시민연대(적폐청산연대)‘는 지하철 서초역 사거리에서 ’제 8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300만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오후 6시부터 시작이었지만 시민들은 5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서초역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이번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집회 장소에 모인 시민들은 도로에 자리를 잡았다. 교대역 방면, 서리풀 터널 방면, 예술의 전당 방면, 검찰청 방면의 8차선 도로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늦게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쉽게 착석하지 못하고 인도에 앉아 목소리를 더했다.

시민들은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우리가 조국이다‘와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함께 구호를 외쳤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각자 준비한 LED 촛불을 밝혔다.

또한 주최측은 대형 태극기를 준비, 앞에서 뒤로 넘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민들은 주최 측이 배포한 태극기와 검곤감리가 앞뒤로 그려진 피켓을 함께 흔들었다. 주최측은 “그동안 태극기의 본질이 왜곡됐다. 이제 우리가 태극기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집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와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 지난 2016년 광화문 촛불 집회에 참여했던 30~40대, 그리고 50~60대 장년층까지 연령대는 다양했다.

어린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이번 집회에 참가한 30대 젊은 부부는 “광화문 집회 때는 임신을 해서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건이 돼서 아이를 데리고 이곳에 오게 됐다. 그때 못했던 아쉬움을 이번에 만회하려고 한다”고 밝게 말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온 20대 남성 정모씨는 “여자 친구가 오자고 해서 왔다. 여자 친구는 지난주에도 왔었는데, 이번에 함께 오자고 제안해서 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동문들과 함께 서초동을 찾은 60대 남성 김모씨는 “또 이렇게 거리로 나올 줄 몰랐는데, 친구들과 함께 하니 기분 좋게 나왔다. 집회 마치고 기분 좋게 한잔 하고 돌아갈 계획”이라고 웃어보였다.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서울에서만 울린 것이 아니다. 부산지검 앞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다시 한 번 집회가 열렸고 광주지검 앞에서도 처음으로 촛불이 타올랐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목소리만 울린 것이 아니다. 조 장관의 구속을 촉구하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주장도 나왔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연대‘, 우리공화당 등은 서울 곳곳에서 집회를 열어 조 장관의 구속과 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사실상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대한 맞불집회다. 이 행렬은 서초경찰서부터 시작된 인파는 국립중앙박물관 앞 도로까지 이어졌다.

주로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중장년층, 노년층이 참가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나온 10~20대도 더러 보였다. 미리 태극기를 지참해 나온 집회 참가자가 많았고, 집회 장소 일대에서 소형 태극기 등을 판매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회자의 연설로 시작해 이들이 주로 외친 슬로건은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이었다. 이들은 검은색 바탕에 ’조국 구속‘이란 흰색 글자가 새겨진 팻말을 들고 사회자 구령에 맞춰 이 슬로건을 외쳤다.

경기 수원에서 왔다는 정연실씨(66)는 “주말이고 날씨도 선선한 좋은 날이지만 장관 하나 때문에 나라가 망해가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 없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를 하든지, 조 장관이 사퇴를 하든지 결단이 있어야한다”고 했다.

서울 봉천동에 거주하는 구모씨(65)는 “경제, 외교, 정치 뭐하나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다”며 “2년 동안은 꾹 참고 지켜봤지만, 안하무인격으로 조 장관을 지켜라는 대통령을 보면서 거리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찰은 88개 중대 5000여명 배치,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집회가 열린 만큼 양 측 시민들은 지나가며 서로 목소리를 높였지만 큰 충돌을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공화당 측은 “충돌을 피하게 하기 위해 집회 참석자들을 집회 반대편으로 귀가하게 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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