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 분실해도 회수상황 파악 못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4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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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 장정숙 의원 지적…"관련 법령 없어"
"마약 투약자·향정신성의약품 도난·분실수 상승세 불구"
"수사기관과 정보 공유 안 되고 합동감시도 연 1회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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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취·진통제 프로포폴과 일명 물뽕이라 불리는 중추신경억제제 GHB 등 의료용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증가추세이지만 이를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가 분실되어도 추후 회수여부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정숙 대안정치(가칭) 의원은 4일 식약처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 간 적발된 마약 투약자수는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4년 2890명에서 2015년 3611명, 2016년 4377명, 2017년 4646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862명으로 줄었지만 올 8월 기준 3926명으로, 하반기까지 합하면 2017년 수준까지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 도난·분실 건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47건, 2015년 33건, 2016년 46건, 2017년 43건으로 유사한 수준을 보이다. 2018년 54건으로 급증했다. 올 8월까지는 33건이었다. 최근 5년 간 발생한 도난·분실건수는 총 256건, 정·앰플·바이알 등을 합산한 총량은 5만4535개였다.

같은 기간 연도별 도난·분실량이 많은 상위 10개 마약류를 살펴본 결과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알려진 졸피뎀이 9000여개로 가장 많았다.

장 의원은 마약 투약자를 비롯한 마약사범이 늘고 있는 상황에 향정신성의약품 도난이나 분실이 증가하면 악용될 우려가 있음에도 식약처는 도난·분실 향정신성의약품의 향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측에 도난·분실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회수 절차에 대해 묻자 “식약처 내 (도난·분실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회수 의무 조항이 없다고 답했다. 때문에 도난·분실된 의료용 마약 회수율에 관한 자료도 따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

장 의원 측이 파악한 결과 현재 향정신성의약품의 도난·분실이 발생한 경우 관할 보건소가 사건을 접수받아 최초 점검한 뒤 사건 경위나 도난 및 분실 수량을 경찰과 식약처에 보고하는 것에 그친다. 또 경찰의 경우 구체적 수사내용이나 도난 및 분실 향정신성의약품의 소재 등의 정보를 식약처에 보고하거나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 차원의 점검은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전년도 도난 및 분실 업체 대상 연 1회 기획합동감시 실시에 그친다고 장 의원은 부연했다.

장 의원은 “도난 분실된 의료용 마약은 불법투약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데 수사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다른 기관에 맡기고 방관만 한다면 식약처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식약처는 연 1회만 실시 중인 기획합동감시 횟수를 경찰 등 수사기관과 협의해 늘리고, 도난·분실 관련 법령을 보완해 분실된 마약류 의약품의 향방을 파악하는 등 철저한 사고 마약류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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