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실수’ 외교관, 김현종 앞서 무릎 꿇어…‘낮추겠다’ 사과 닷새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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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4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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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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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엔대표부 소속 서기관급 외교관이 의전 실수를 이유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3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석자를 향해 “김현종 차장이 의전 실수를 문제 삼아 외교관의 무릎을 꿇게 한 사실이 있느냐. 사죄한 외교관이 누구냐”고 말했다.

정 의원의 지적에 주유엔 대표부 소속 A 서기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 의원은 A 서기관에게 ‘김 차장이 숙소로 불렀느냐’고 물었고, A 서기관은 “숙소로 갔다. (김 차장의) 방으로 갔다”고 답했다.

A 서기관은 ‘김 차장의 질책이 있었느냐’는 정 의원의 물음에 “심하게 질책(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그 상황에서 부당하다고 느꼈거나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고발했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의 발언을 해석하면 이 같은 상황은 지난달 23일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김 차장이) ‘왜 내가 배석을 못 했냐’라고 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서기관의 의전 실수로 김 차장이 회담에 배석하지 못 했을 것이라는 주장.

정 의원은 “공직사회에서 부하에 질책할 수는 있는데, (무릎을) 꿇렸는지 꿇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모양이 나온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 의원이 김 차장과 강경화 외교장관이 영어로 언쟁한 것을 얘기한 다음에 김 차장이 페이스북에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까지 했는데, 사과 닷새 후에 또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김 차장은 올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강 장관과 언쟁을 벌인 것과 관련해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었다.

조태열 주유엔 대사는 A 서기관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것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모르고 비표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A 서기관이) 개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 같다”며 “언론에도 곡해하거나 왜곡되지 않게 주의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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