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이도훈 “완전한 비핵화 정의, 北과 얘기한 적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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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남북 비핵화 정의’ 논란
이도훈 “실무협상서 맨 먼저 논의할 것”
강경화 “북미 실무협상 개최 미리 알아… 美 방위비 요구액 6조는 아니다”

곤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깊은 생각에 빠진 듯 눈을 감고 있다. 강 장관은 
5일 열릴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북한이 원하는 안전보장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왼쪽 사진). 같은 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질의를 듣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안철민 
acm08@donga.com·장승윤 기자
곤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깊은 생각에 빠진 듯 눈을 감고 있다. 강 장관은 5일 열릴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북한이 원하는 안전보장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왼쪽 사진). 같은 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질의를 듣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안철민 acm08@donga.com·장승윤 기자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열린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남북 간 ‘비핵화 정의’를 논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외교부는 북한을 직접 상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 정의에 대해 남북 간 입장이 일치한다는 그동안의 정부 입장과는 달리 북한과 비핵화 정의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강 장관은 3월 국회에서 “남북미 3자의 비핵화 개념은 정의가 동일한가”라는 질문에 “(비핵화) 개념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의 “북측으로부터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 정의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북한을 직접 상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윤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북한의 비핵화 정의를 들어봤냐”고 거듭 묻자 약 5초간 답변을 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완전한 비핵화’ 개념이 뭔지 북한과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이 본부장은 “저는 아직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 없다”고 말한 뒤 “이번 북-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정의가) 맨 먼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강 장관은 뒤늦게 “북한이 여러 입장 발표를 하고 있지만 수사적 차원이고, 협상을 위해 강한 입장을 갖고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비핵화 목표는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북한이 전날 담화문을 통해 북-미 실무협상을 5일 연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북한이 발표하기) 전에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에서 미리 들어서 알고 있었다”며 야당이 제기한 ‘한국 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날 국감에선 여당 의원들도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아마 연말에 북-미 정상 간 회담이 꼭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라며 “10월에 얼마나 (북-미 실무협상이 진전)되느냐에 따라 북-미 정상 간 회담이 순조롭게 될 수도 있고,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강 장관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미국이 우리 측에 50억 달러(약 6조 원)를 제시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그 수치가 저희가 들은 수치는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강 장관 후임으로 외교부 장관이 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김현종은 안 된다는 생각이므로 강 장관이 계속 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16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 당시 김 차장과 영어로 다퉜다는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신나리 기자
#강경화 외교부장관#이도훈#북한#비핵화#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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