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FA컵 우승하면 구단도 지원하지 않을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일 2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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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은 모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FA컵 트로피를 반드시 잡고 싶다고 했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2차전에서 화성FC를 연장 접전 끝에 3-0으로 제압했다.

원정으로 치러진 1차전에서 0-1로 패한 수원은 이날 세 골차 승리로 결승행 티켓의 주인이 됐다. 수원이 FA컵 결승에 나서는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해결사는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이었다. 염기훈은 홀로 세 골을 몰아치며 표류하던 팀을 구했다.

후반 14분 수비벽을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연장 후반 2분에는 낮게 깔리는 땅볼슛으로 팀에 두 골차 리드를 안겼다. 4분 뒤에는 페널티킥으로 쐐기를 박았다.

염기훈은 “힘든 경기였다. (K3리그 팀인) 화성FC가 프로팀을 이기고 올라온게 운이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느꼈다”면서 “결승에 올라 정말 다행이다. 이를 계기로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해트트릭을 완성시킨 페널티킥 장면을 두고는 “(전)세진이가 자신감을 올리고 싶다며 본인이 차겠다더라. 고민 끝에 차라고 했는데 벤치에서 안 된다는 사인이 나왔다”면서 “결과적으로 내가 찼으니 미안하다. 벤치의 결정이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세진이도 알 것”이라고 웃었다.

1차전 패배 후 수원은 큰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임생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우승 실패시 사퇴를 암시하기도 했다. 2차전을 준비하는 팀 분위기는 당연히 좋을 리 없었다. 염기훈은 “감독님 내용은 기사로 봤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면서 “(주위에서) 화성과의 경기는 무조건 수원이 이긴다는 말을 많이 하셨는데 1차전이 잘못되다보니 더 부담감을 가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수들이 리그를 준비할 때보다 시간을 많이 활용한 것을 봤다. 2차전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몸 관리를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런 모습이 오늘 승리의 계기인 것 같다”고 보탰다.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친 뒤에는 선수들끼리 모여 원망이 아닌 희망을 논했다고 했다. “우리에게도 찬스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싫은 소리를 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 끝까지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수원은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과 FA컵 우승을 놓고 다툰다. 앞서 4차례 정상에 올랐던 수원은 대전 코레일만 넘으면 최다 우승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염기훈은 “(K리그에서는)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고, FA컵을 준비하면서 안 좋은 모습들도 보였다. 환하게 웃을 수 없었던 경기였다”면서 “시즌 전 목표로 했던 FA컵에서 우승한 뒤 환하게 웃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FA컵 우승이 그룹의 투자로 이어지길 원한다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염기훈은 “2010년 수원에 왔을 때 멤버가 화려했다. 지금도 훌륭한 선수가 많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선수층이) 얇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승하면 내년 챔피언스리그에 나간다. 그러면 구단에서도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팀에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들이 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FA컵 우승이) 좋은 선수들 영입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외국인 선수 데얀의 돌출 행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데얀은 FA컵 준결승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천안에서 열린 K리그2 서울 이랜드-아산 무궁화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미 엔트리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였지만, 베테랑으로서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기분이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기사를 본 뒤 깜짝 놀랐다”는 염기훈은 “운동 끝난 뒤 생활은 본인의 문제이지만 그런 것이 팬들에게 안 좋게 보인 것은 사실”이라고 불편해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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