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하나뿐인 ‘돌리는 불경’ 국보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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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 용문사 윤장대-대장전… 고려시대 국난 극복 위해 만들어
문화재청 “독창적인 종합예술품”… 대장전, 건축물로는 8년만에 국보

국보로 통합 승격이 예고된 보물인 경북 예천군 용문사의 대장전(오른쪽 사진)과 내부의 윤장대. 문화재로는 유일한 윤장대이며, 대장전 역시 경전을 보관하는 목적을 가진 하나뿐인 전통 건축물이다. 건립한 이와 시기, 목적이 중수용문사기(重修龍門寺記·1185년)에 분명하게 기록돼 있다. 문화재청 제공
국보로 통합 승격이 예고된 보물인 경북 예천군 용문사의 대장전(오른쪽 사진)과 내부의 윤장대. 문화재로는 유일한 윤장대이며, 대장전 역시 경전을 보관하는 목적을 가진 하나뿐인 전통 건축물이다. 건립한 이와 시기, 목적이 중수용문사기(重修龍門寺記·1185년)에 분명하게 기록돼 있다. 문화재청 제공
800세가 넘은 ‘돌리는 불교 경전’이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경북 예천군 용문사의 윤장대(輪藏臺)와 이를 보호하는 건물인 대장전(大藏殿)을 국보로 승격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두 문화재는 현재 보물이며, 이를 한 건의 국보로 통합한다.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회전식 경장(經藏)으로 전륜장이라고도 한다. 용문사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3년) 국난(김보당의 난) 극복을 위해 조응대선사(祖膺大禪師)가 발원하고 만든 것으로, 대장전 내부에 좌우 대칭으로 1좌씩 설치돼 있다. 각각 8각형의 불전(佛殿) 형태로, 가운데 목재기둥을 축으로 돌릴 수 있다. 8면의 창호 안쪽에 경전을 넣는 공간이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며 적어도 17세기까지 여러 차례 수리됐다. 윤장대를 한 번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신앙이 전해져왔다.

문화재청은 “용문사 윤장대는 간결함과 화려함을 대비한 한편 음양오행과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을 내재한 조형물이라는 점에서 독창적이고 예술적”이라며 “건축과 조각, 공예, 회화 등 당대 기술과 예술적 역량을 결집한 종합예술품”이라고 밝혔다.

용문사 대장전은 경장을 보관하는 국내 유일한 건축물이다. 맞배지붕 건물로 8차례 이상 중수를 거치면서 현재는 17세기 말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만들 당시 규모와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대들보의 단면이나 짧은 기둥의 모양에서 여말선초의 양식이 확인된다. 국보 가운데 건축물은 지금까지 24건이며, 대장전이 국보가 되면 2011년 ‘완주 화암사 극락전’ 이후 8년 만의 국보 건축물 탄생이다. 문화재청은 “건립시기, 의미, 특징 등을 종합해 볼 때 윤장대와 대장전 두 보물은 일체성을 갖는 문화재로 한 건으로 통합해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보 승격은 예고 기간(30일) 의견 수렴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윤장대#용문사 대장전#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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