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코디’ 月 630만원 “부르는게 값”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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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천차만별 교습비 실태… 진학지도 교습료는 상한선 없어
시간당 평균 1만~15만원 제각각… 교육부 “연내 기준 마련” 밝혔지만
지원청 177개 중 28곳만 설정… “교육격차 악화초래, 대책마련 시급”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에 대한 입시컨설팅 교습비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올 7월 열린 대입 설명회 현장. 뉴스1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에 대한 입시컨설팅 교습비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올 7월 열린 대입 설명회 현장. 뉴스1
#1. 고교 1학년 A 군(16)은 올 여름방학 때 입시컨설팅업체를 찾았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상담을 받기 위해서다. 1시간 ‘맛보기’ 상담의 비용은 30만 원. 업체 측은 A 군에게 1년 정기관리를 제안했다. 금액은 1000만 원이었다. A 군은 “비싸지만 학종 컨설팅을 잘하기로 유명한 선생님”이라며 “1년 동안 관리 받는 학생이 30명이 넘는다”라고 전했다.

#2. 올해 고3 아들을 의대에 입학시키려고 하는 학부모 A 씨는 지난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컨설팅업체를 이용했다. 1회 컨설팅에 25만 원을 냈다. A 씨는 100만 원을 내고 4차례 상담을 받았다. 그는 “학종으로 의대 가려는 학생은 1학년 때부터 상담을 받는다고 하니 우리 아이는 늦은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성업 중인 입시컨설팅 중에는 한 달 비용이 수백만 원대에 이르는 곳이 많다. 국영수 등 교과 관련 학원의 경우 교습비 상한선이 있지만 입시컨설팅 같은 ‘진학지도’ 분야는 기준이 없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1일 교육부가 제출한 ‘진학상담 지도교습과정 교습비 1분당 조정기준’과 서울시교육청의 ‘학원 등록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에서도 지역별로 입시컨설팅업체의 교습비가 큰 차이를 보였다. 교육지원청별로 1시간당 평균 교습비는 강남서초(15만6620원), 강서양천(8만7179원), 중부(2만5021원) 순으로 높았다. 서부(8941원)와 성북강북(9979원)은 낮은 편이었다. 최고와 최저 지역을 비교하면 17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업체별 최고 교습비를 살펴보면 격차는 더 크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내의 한 입시컨설팅학원은 월 630만 원의 교습비를 받았다. 다른 업체는 하루 교습비를 200만 원으로 등록했다. 남부교육지원청에서는 최고 교습비가 월 150만 원, 강동송파에서는 월 80만 원이 가장 비쌌다. 반면 동대문구와 중랑구를 관할하는 동부교육지원청에 등록된 입시컨설팅 교습비는 가장 비싼 곳이 월 25만 원이었다.

교육부는 올해 초 ‘학종 코디’ ‘입시컨설팅’ 관련 논란이 이어지자 과도한 컨설팅 비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진로진학 학습상담 학원교습비의 1분당 조정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7개 교육지원청 중에서 현재까지 기준을 마련한 곳은 28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지역에선 강남서초교육지원청만 기준(1시간당 30만 원)을 마련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입시컨설팅 분야의 경우 음지에서 불법으로 영업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 2월 교육부가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실시했을 때 무등록 입시컨설팅업체 14곳이 적발됐다. 박 의원은 “비싼 사교육비는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격차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교습비 기준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강동웅 기자
#학종 코디#입시컨설팅#진학지도 교습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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