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바르셀로나 동문’ 백승호-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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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일 1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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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백승호가 3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에서 훈련 중 활짝 웃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에서 호주전을 치른 뒤 11일 서울에서 이란전을 치를 예정이다. 2019.6.3/뉴스1 © News1
축구대표팀 백승호가 3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에서 훈련 중 활짝 웃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에서 호주전을 치른 뒤 11일 서울에서 이란전을 치를 예정이다. 2019.6.3/뉴스1 © News1
이강인이 지난여름 폴란드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U-20 월드컵을 전후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기 전까지 한국 축구의 ‘젊은 재능’ 대표주자는 백승호(22)와 이승우(21)였다.

백승호가 13세였던 지난 2010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매머드 클럽 바르셀로나에 입단했고, 1년 뒤인 2011년 한 살 어린 이승우까지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두 선수는 한국 축구의 미래로 통했다. 아무리 유스팀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한국 선수가 세계적인 빅클럽의 일원이 된다는 자체로 큰 화제였다.

어느덧 스무 살을 넘기며 이제 앳된 모습을 벗어낸 백승호와 이승우는 각자 다른 길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데,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먼저 주가가 오른 쪽은 이승우였다. 이승우는 지난 2017년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신태용호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특별한 재능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필드 안에서의 기량은 물론, 끼가 넘치는 골 세리머니와 팬 서비스로 연일 이슈를 만들었다. 당시 백승호도 대표팀 일원이었으나 스포트라이트는 이승우에 집중됐다.

이승우의 기세는 2018년까지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이 A대표팀으로 옮겨가면서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했는데, 최종엔트리에 이승우를 깜짝 합류시켰다. 황희찬과 대표팀 막내가 된 이승우는 역시나 통통 튀는 모습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승우는 곧바로 김학범호로 환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적을 옮겼고 4강 베트남전에서 2골, 일본과의 결승전 선제골 등 강한 임팩트를 남기면서 김학범호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대회 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호출로 A팀까지 재입성했으니 한동안은 거칠 것이 없었다. 이런 과정 속에 백승호의 이름은 없었다.

이승우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이승우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그때까지의 그래프는 이승우의 상승세, 백승호는 하락세였다. 하지만 2019년 들어 그 모양새가 달라지고 있는 흐름이다.

벤투 감독 부임 초창기 대표팀에 들어와서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이승우는 조금씩 호출 빈도가 줄어들더니 최근에는 아예 합류를 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6월 평가전 때 부름을 받았던 이승우는, 정작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이 시작된 9월 일정과 다가오는 10월 일정 때는 모두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눈에서 멀어지던 지점과 맞물려 백승호가 다시 기회를 잡고 있다. 백승호는 올 3월 A매치 2연전 때 처음으로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당시에 뛰지는 못했다.

하지만 6월 A매치 때 다시 발탁됐고 이란과의 평가전 때 A매치 데뷔전을 소화했다. 백승호는 9월에도 벤투호에 합류해 조지아와의 평가전 때 또 중앙MF로 나섰다. 조금씩 입지를 다져나가던 백승호는 10월 2연전을 준비하는 대표팀에도 뽑혀 오는 10일 스리랑카, 15일 북한과의 월드컵 예선을 준비한다.

소속팀에서의 행보도 엇갈리고 있다. 두 선수는 2019-20시즌을 앞두고 팀을 옮기는 큰 결심을 내렸다.

백승호는 스페인 지로나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2 다름슈타트로 옮겼다. 한국만큼 익숙한 스페인을 떠나는 결단이었고 1부가 아닌 2부로 내려가는 이적이었으나 ‘뛰고 싶다’는 열망이 그만큼 강했는데, 이 선택은 적중했다. 다름슈타트 이적과 함께 백승호는 곧바로 주전급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 소속이던 이승우도 새 시즌을 앞두고 벨기에 1부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했다. 빅리그가 아닌 벨기에리그를 택한 것은 역시나 출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이승우는 아직까지도 벨기에 무대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경기에는 아예 엔트리에도 이름이 빠지고 있다.

이승우가 성큼성큼 질주하는가 싶었으나 의외로 고전하는 흐름이고 오래도록 방황하던 백승호는 고대하던 빛줄기를 받고 있다. 바르사 동문들의 희비쌍곡선 모양이 달라졌다. 물론 두 선수 이제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다. 아직 갈길은 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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