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령’ 박기웅 “꼭 주연 아니어도돼…‘재발견’ 들을 때마다 울컥”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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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의 재발견’이요? 매 작품 때마다 듣는 얘기 같지만 그때마다 울컥해요.”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을 마친 배우 박기웅을 만났다. 박기웅은 군 입대 전이 마지막 인터뷰였다며 오랜만의 인터뷰에 반가운 표정을 드러냈다.

박기웅은 지난달 26일 종영한 ‘신입사관 구해령’을 끝낸 소감에 대해 “언제나 똑같다. 캐릭터가 온전히 됐다 싶을 때, 연기하기 진짜 편하다 싶을 때 쯤 끝나는 것 같다. 이번 작품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도 뭔가 더 하고 싶다 할 때 끝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오랜만의 사극 출연이었다. 그가 출연했던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의 ‘필’ 충만 로맨스 실록으로, 평균 6%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기웅은 극 중 왕세자 이진 역으로 활약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박기웅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그는 “홍보팀에서 얘기하신 것 아니죠?”라고 반문하더니 “저는 사실 매 작품마다 ‘박기웅의 재발견’ 소리를 듣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저는 아쉽지 않고 너무 감사하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 울컥 올라온다”며 “어떻게 연기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는데 분야를 막론하고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 오는 감동이 있다. 그런 감동을 잘 받는 편이라서 그렇다. 진짜 좋은 얘기인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그는 “제가 처음 연기를 시작하겠다고 한 게 2003년인데 그때 시작할 때 가졌던 모토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점을 여전히 지키려 노력하고 있고 좋게 봐주시기 때문에 재발견이라 해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재발견이라는 말은 듣기 좋은 얘긴 것 같다. 사극은 장르 특성일 뿐이고 같은 사극 장르여도 표현이 다 다르다. 이번에는 목소리를 바꿔서 하려고 했다. 무게감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저음으로 냈다. 사극이어서 새롭다기 보다는 캐릭터에 따라 표현하고 싶은 걸 넓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무게감이 있는 왕 역할을 위해 체중을 증량하기도 했다. 그는 “나이 먹어서 살이 빠졌었는데 이번엔 살을 많이 찌웠다”고 너스레를 떨며 “‘리턴’ 그때보다 6~7kg가 더 나간다. 지금이 훨씬 나간다. 초반에는 더 말랐었는데 용포를 입으니까 풍채가 크지 않아서 왜소해 보이더라. 수염도 붙이면 말라보이더라. 그래서 계속 찌웠다”며 “사실 살이 찌는 체질은 아니어서 그렇다. 최선 다해서 찌웠다”고 고백했다. “어떻게 찌웠느냐”는 질문에는 “많이 먹고 덜 움직였다”고 답했다.

박기웅은 왕 역할을 소화한 소감에 대해 “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사람이 극 중에서라도 돼보니까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제 또래의 어린 동생들, 동료 배우들을 만났을 때 짧은 신을 찍어도 반가웠다”며 “아무래도 혼자 고뇌했던 장면들이 많았다. 선배님들 하고 기싸움 펼치고 하다 보니까 조금 외롭더라. 즐거운 신도 찍고 싶고 소통하는 신도 찍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또 박기웅은 “극 중에서의 차은우씨와의 신으로 해소가 됐다”며 “마음을 진짜 털어놓고 서로 세자의 꺼풀 벗고 누워있기도 하고 농담도 던지기도 하니까 연기하면서 해소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차은우에 대해서는 “차은우라는 배우가 경력이 길지 않지만 예뻐할 수밖에 없다. 진짜 살갑다. 정말 열심히 하고 촬영이 진행이 되면서도 그 역할이 돼가는 모습이 안 예뻐할 수 없겠더라. 지금도 연락하고 애교 있게 먼저 연락이 온다”고 고백했다.

박기웅은 차은우의 잘생긴 외모가 부담되지 않았냐고 하자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은우는 그냥 잘생겼다. ‘그냥 잘생긴 애구나’ 하고 감탄사가 나온다. 본인도 사실 잘생겼다는 게 부각되는 것도, 그런 얘길 듣고 싶지 않아 할 수 있겠구나 했다. 그래서 그런 얘길 별로 안 했다. 한 두 번 정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은우와 트러블이 오는 신들이 있었다. 감정을 덜어내느라 혼났다”며 “너무 많이 울어서 NG 나는 신이 있다. 처음으로 은우에게 소리지르는 신이 있는데 자기도 속상했는지 울어서 NG가 났다”고 덧붙였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초반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기세가 좋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순위기 하락하기도 했다. 박기웅은 “배우들이 너무 다 좋았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좋았다. 진짜 모난 데가 없는 배들이었다. 그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무조건 시청률이 1등을 할 수는 없지 않나 한다. 이 작품 외에 어떤 작품 하든, 작품에 속해 있는 사람들과 더 사랑 받고 공감 얻고자 만든 소중한 콘텐츠다. 가능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고 흥행해서 잘 되면 기쁘다. 그런 점에서 좀 떨어지고 하면 속상하지만 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든다”고 고백했다.

박기웅은 그간 ‘몬스터’ ‘리턴’ 등 작품에서 악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소위 말하는 기득권 역할은 많이 해봤는데 다 악역이었다.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왕, 세자 역할은 처음이었다. 무게감 있는 연기,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소리를 고민했다”며 “선역 많이 하긴 했는데 악역 승률이 워낙 좋다 보니까 그래서 많이 기억해주시고 실제로 작품 제안도 악역이 더 많이 들어온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했고 살면서 언제 왕 역할 해보겠나 하는 게 사실 있었다. 역할 들어왔을 때 감사하더라. 왕이나 세자 역할 못해본 배우들이 훨씬 많다. 만드시는 분들이 믿음을 주셨다는 게 감동이었다”고 고백했다.

박기웅은 자신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작품을 고를 때 첫 번째로 보는 게 극이 재미있어야 한다. 제 캐릭터가 표현하는 게 재미있는가 그런 걸 보는데 6부까지 봤을 때 대본이 진짜 재미있었다. 대본을 봤는데 정말 재미있고 신선했다”며 “사극들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높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이 작품에서 이진은 틀 안의 장치였고 다른 어떤 소규모 그룹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니까 좋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제가 주인공이 안 돼도 좋으니까 신선한 것에 끌린다. ‘리턴’ 할 때도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더라. 그게 너무 좋았다. 주연 둘에 나머지는 도와주는 역할로 가는 구조가 조금 더 많은데 그렇지 않은 구조를 보니까 좋았다”며 “장르적인 다양성 이외에 구조적인 한계를 되게 많이 느꼈는데 앞으로도 주연 롤에 좀 더 좋은 역할을 하고 대중의 믿음을 주는 역할이 아니어도, 돋보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더 다양해지는 게 멋지고 좋았다”고 말했다.

박기웅은 다양성을 중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주원이가 했던 드라마에 마지막회에 우정출연을 한 적이 있었다. 모니터를 했었는데 너무 멋지더라. 주인공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게 좋았다‘며 ”저는 연기를 하는 플레이어인 동시에 시청하는 뷰어다. 시청자로서 다양해지는 게 너무 즐겁더라. 대중예술은 어쨌든 보는 사람의 몫이라 생각해서 시청자 입장에서 극의 장르 뿐만 아니라 구조가 더 다양해지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차가 높아지면서 책임감도 커진다고 말했다. 박기웅은 ”어느 순간부터 디렉팅도 많이 못 받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이거 조금 해줘‘ 했는데 이제는 ’기웅씨가 편한대로‘ 이렇게 되더라“며 ”그래서 기로에 서 있는 느낌이다. 그게 조금 더 힘든 것 같다. 저를 대우해주시고 인정해주시는 게 감사함과 동시에 무겁더라. 책임감도 크다. 반대로 저보다 먼저 고민하셨던 선배님들은 얼마나 더 무거울까 했다. 힘드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박기웅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자신의 ’맷돌춤‘에 대해서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맷돌춤이 여전히 매칭이 돼서 흥미로워 하시는 것 같다“며 ”매칭이 안 될 때쯤 자연스레 내려갈 것 같다. 평생 따라가도 괜찮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예전엔 뛰어넘고 싶었다. 뭘 해도 맷돌춤이라고 하니까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는 그것도 소중하다. 저는 예능을 잘 안 하지만 만약 예능에서 시키면 할 거다. 예전엔 진짜 하기 싫다 했는데 지금도 재밌다고 하니까 재미없을 때까지 해드릴 것“이라고 쿨하게 이야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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