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한국은행 직원은 1%대 초저금리 주택자금 대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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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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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News1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News1
스스로 돈을 찍어 예산을 충당하는 한국은행이 수년간 1%대 초저금리로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공공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빌미로 기획재정부의 방만 경영 가이드라인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간 직원들에게 연 1.5~1.9% 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줬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금리라고 볼 수 있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와 비교할 때 1.5% 포인트(p)가량 낮다. 한국은행 직원이 사내 대출로 5000만원을 대출받는다면 일반 서민들이 시중 은행에서 주택 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보다 연 약 75만원의 이자 부담을 덜게 되는 셈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3.39%인 시중 금리보다 1.49%p 낮은 1.9%로 직원들에 주택자금을 대출했다. 올해는 1.7% 이율을 직원들에게 적용했다. 2.47%인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보다 0.77%p 낮은 수치다.

2017년엔 2016년과 같이 1.5%의 이율이 적용됐다. 그 해 3.27%인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보다 1.77%p 낮다. 2015년 직원들에게 적용한 1.8% 역시 시중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인 3.03%보다 1.23%p 낮다.

중앙은행의 직원 대상 1%대 주택 자금 대출은 0.01%p라도 이자를 낮추기 위해 이 은행 저 은행을 전전하며 창구 문을 두드리는 일반 서민들의 눈에는 특혜로 비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의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주택자금, 생활안정자금을 예산으로 융자하는 경우에 대출 이자율은 시중금리 수준을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공공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이라는 독립적 지위를 빌미로 기획재정부의 방만 경영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영진 의원은 “발권력을 통해 예산을 만드는 한국은행이 사내복지기금도 아닌 예산을 재원으로 삼아 시중금리의 절반 수준에 불가한 낮은 금리로 직원들에게 주택 자금을 융자하는 것은 서민들의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특혜 행위로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은행의 예산이 자의적으로 배정되고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면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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