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모펀드-인턴조작-증거인멸에 조국 부부 공모’ 판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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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파문]조국 장관 소환 기정사실화
부인 사모펀드 직접투자 정황… 재산신고 당사자 몰랐는지 의문
조국, 딸 논문교수 아들에 직접 전화… 자택 PC서 인턴증명서 발견돼
하드교체때 1시간 함께 머물러 자산관리인 행위 알았을 가능성

조국 부인, 언제 소환되나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장관의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를 소환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취재진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포토라인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부인, 언제 소환되나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장관의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를 소환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취재진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포토라인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54)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소환이 임박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57)를 넘어 조 장관이 직접 관여한 부분에 대한 막바지 정밀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 교수의 진술 태도에 따라 조 장관의 소환 시기나 방식 등이 달라질 수 있지만 조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조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 영장에도 조 장관의 신분이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장관이 최소한 3가지 의혹에서 정 교수와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조 장관 일가가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펀드’(블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관련 의혹이다. 조 장관은 블루펀드가 이른바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처를 알 수 없었고, 코링크PE 운용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수감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 등으로부터 이 같은 주장과 상반된 관련자 진술이나 정황을 다수 포착했다. 정 교수가 코링크PE 운영에도 직접 개입했고, 정 교수의 동생은 2017년 3월 정 교수로부터 받은 돈으로 코링크PE의 주식을 사들였다. 정 교수는 코링크PE가 인수한 2차전지 업체 WFM으로부터 석연치 않은 고문료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코링크PE를 통해 사실상 주식에 직접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없는 대신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만 할 수 있다. 주식을 팔지 않으면 백지신탁해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상 조 장관이 공직자 재산신고 당사자이기 때문에 검찰은 가족의 자산 대부분이 해당 펀드에 투자된 경위를 몰랐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조 장관이 교수로 재직했던 서울대 법대 산하의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증명서 발급 과정은 정 교수보다는 조 장관이 직접 해명해야 하는 의혹이다. 조 장관은 2009년 당시 ‘스펙 품앗이’ 의혹이 있는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의 아들에게 직접 전화를 해 세미나에 초대했다. 당시 이 증명서를 조 장관 딸이 한영외고에 직접 가져다 냈다. 그런데 딸과 장 교수 아들의 증명서는 조 장관의 자택 PC에서 발견됐다. 조 장관은 앞서 “인턴 활동 증명서 발급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장 교수의 아들도 모른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벌어진 증거 인멸을 조 장관이 ‘방조’했다는 의혹도 검찰은 수사하고 있다. 조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인이었던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모 씨(37)는 8월 28일 조 장관 자택의 PC 하드디스크를 바꿀 당시 “조 장관과 1시간은 함께 자택에서 머물렀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김 씨는 또 “조 장관이 그때 자신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가족이 아닌 사람이 집 안에서 1시간 가까이 같이 있었지만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보이지 않은 건 조 장관이 김 씨의 행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운영한 사학재단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를 대가로 억대의 돈을 받은 뒤 이를 전달한 A 씨에 대해 30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씨는 웅동학원의 이사였던 조 장관의 친동생(52)에게 뇌물 수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검찰#조국 법무부장관#정경심 교수#사모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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