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슬픔에 잠겼다…시라크 國葬, 시민 2000명 모여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일 0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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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차 지나자 시민들 경의의 박수 보내
전현직 세계 정상 30여명, 장례식 참석
佛 "프랑스와 가장 가까웠던 정치인" 평가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의 장례가 30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생 쉴피스 성당에서 거행됐다. 국장으로 치른 이날 장례 미사에 세계 각국의 정상 30여명과 약 2000명의 조문객이 방문해 마지막 경의를 표했다고 AFP, 르몽드 등은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5분께 시라크의 관이 임시 안치된 파리 군사 종합전시관 앵발리드(Invalides) 앞뜰에서 가족 및 친지 200여 명이 참석한 장례 미사를 진행했다. 시라크의 유일한 손자인 마르탱 시라크-레이(23)의 추모 연설도 이어졌다.

프랑스 국기에 싸인 고인의 관은 가족들의 장례 미사가 끝난 뒤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영구차로 옮겨졌다. 군악대는 프랑스 국가 라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를 연주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조용히 운구행렬을 따랐다. 곳곳에서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종을 울리며 운구차 행렬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 4월 대화재가 발생한 이후 첫 번째 타종이다. 운구차 행렬이 거리를 지나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수와 함께 그를 보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을 국가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학교와 공공기관 등은 반기를 게양하고 1분 간의 추모 묵념이 진행을 진행했다.

장례는 앵발리드에서 2㎞ 떨어진 파리 생 쉴피스 성당에서 국장으로 열렸다. 성당에는 약 2000명의 모여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시민 수백 명은 성당 바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장례를 지켜봤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은 전현직 세계 정상들도 장례 미사를 위해 프랑스로 날아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와 올랑드, 지스카르 데스탱 등 프랑스 전 대통령들도 자리에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시라크의 유해는 2016년 사망한 딸 로랑스가 묻힌 파리 남부 몽파르나스 묘지에 가족장으로 안장된다.

시라크는 지난 26일 86세로 영면에 들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대통령으로 프랑스를 이끈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국회의원, 총리, 파리 시장 등을 역임하며 약 43년을 정계에서 활약했다.

프랑스 시민 수천 명이 그의 죽음에 큰 슬픔을 표현한 배경에는 미국에 맞설 수 있었던 강한 프랑스에 대한 ‘향수’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주말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시민들은 시라크를 ‘2003년 미국이 벌인 이라크 전에 반대해 파병을 거부한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그를 “인생을 즐기던(bon vivant) 매력적인 사람” “프랑스인과 가장 가까웠던 정치인”으로 묘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라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26일 대국민담화에서 “40년이 넘는 그의 공직 생활로 국민은 그를 친근하게 여길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사랑한 만큼, 우리를 사랑한 정치인을 잃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곳곳에서도 시라크를 위한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다.

파리 에펠탑 옆에 위치한 케 브랑리 박물관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미술에 조예가 깊었던 시라크의 이름을 딴 프로젝트 전시를 시작했다. 추모의 뜻을 담은 이번 전시는 10월11일까지 무료로 입장 가능하다.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린 세계럭비월드컵에 참가한 프랑스 대표팀은 검정색 완장을 차고 경기에 참가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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