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북미협상 낙관적…둘 다 양보해 접점 찾아야”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30일 23시 40분


코멘트

노무현재단 10·4 12주년 특별강좌 진행
"트럼프·김정은 다급…2, 3주내 열릴 것"
"10월 초까지 안 열리면 판 깨질 수 있어"

문정인 대통령 비서실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30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 “전반적으로 낙관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노무현재단이 팟캐스트 ‘알릴레오’에 업로드한 10·4 12주년 특별강좌 ‘도전받는 평화, 전망과 대응’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급하다. 곧 대선을 치러야 하고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가시적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부분은 성과가 하나도 없다. 국내 경제는 괜찮은데 이란 판도 깨지고 베네수엘라도 깨졌다. 결국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이 내걸 수 있는 건 북핵 협상에 성공하거나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금년 말까지 데드라인을 정하고 그때까지 안 되면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했는데 새로운 길은 2017년과 상당히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며 “이는 북한에게도 고난의 행군이 될 거다. 전쟁 위험이 증대되고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강화될 텐데 제가 두 번 본 김정은 스타일로 봤을 때 그 길을 가고 싶어하진 않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도 그런 점에서 다급할 것 같다고 본다”며 “우리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도 북미 협상이 재개되는 것을 강력히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걸 보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문 특보는 북미협상 성공을 위해서는 “미국은 하노이에서 내걸었던 카드보다 훨씬 요구조건을 낮추고, 당시 제시했던 막연한 보상보다 구체적인 보상을 줘야 한다. 북한도 하노이에서 제시한 것보다 좀 더 많이 미국에 주고, 미국에서 받으려 한 것보다 좀 더 적게 받으려 해야 한다”며 “그러면 뭔가 타결점이 생기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 간) 얼마나 접근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실무 접촉이 성공하려면 결국 북미가 전부 조금씩 양보해 접점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다”며 “그게 잘 되면 상당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문 특보는 북미 실무협상 시점에 대해서는 “미국 내 소스에 따르면 지금 추세로 2, 3주내에, 늦어도 3, 4주 내에는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10월이 되면 모멘텀을 잃기 쉽다”면서 “늦어도 10월 첫째주까지는 실무 접촉이 열려야 한다. 안 열리면 결국 북미 간 의제 조율이 안 됐다는 것인데 그러면 판이 깨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결국 의제가 제일 중요하다. 의제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며 “하나는 비핵화의 범위와 관련된 것이고 두 번째는 상응조치”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북한이 올해 들어 강경한 대남 메시지를 줄곧 내는 데 대해서는 “하노이 트라우마가 있다. 우리가 주장했던 영변 카드로 (협상이) 안 된 데 대한 서운함도 있는 것 같다”며 “또 남북이 9·19 공동선언 이후 적대 관계를 청산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한미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있고, F-35 첨단전투기를 포함해 전력을 증강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는 “이미 중국, 유럽, 호주 관광객이 개별 관광을 하고 있어 남에서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에 저촉되지 않는다. 결국 우리 정부 의지의 문제인데 이는 유엔사(유엔군사령부)와 얼마나 다툼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개성공단 재개는 “개성공단은 복잡한 문제가 있다. (개성공단 내) 컴퓨터 등이 전략물자에 포함되는데 이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해당한다”고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문 특보는 한일관계와 관련, “한일 관계는 역사에서 경제, 경제에서 안보 문제로 번졌다. 한일 수교 54년 역사 속 최악의 관계”라면서 “(관계 개선이) 쉽지는 않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아베 총리를 포함한 일본 보수세력은 문재인 정부를 혁신정권으로 본다. 혁신정권은 일본의 사회당·공산당 같은 의미다. 친북·친중이라는 것”이라며 “이런 선입견이 있어서 하나도 풀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