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조기진단’…정확도 83%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30일 13시 09분


코멘트
묵인희 서울대 교수(과기정통부 제공)© 뉴스1
묵인희 서울대 교수(과기정통부 제공)© 뉴스1
국내 연구진이 경도인지장애를 앓는 사람의 혈액만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가 될지 여부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보니 진단 정확도가 83%에 달했으며 앞으로 연구를 통해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묵인희·황대희 서울대 교수와 이상원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는 환자를 선별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치매 질환으로 뇌 속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으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병이 진행된다. 기억력에 이상을 호소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군 중 50% 정도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다. 뇌세포 손상이 진행된 후 발견되면 근본적 치료가 어려워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아밀로이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이라는 고가의 뇌 영상 촬영 방식을 사용해야만 했다. 이에 저렴하면서도 간편한 진단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혈중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이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단백질체학을 기반으로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의 정도에 따라 변화하는 혈액 내 후보 단백질을 발견했다.

효소 면역 측정법을 통해 후보 단백질 중 바이오마커 물질 ‘LGALS3BP’, ‘ACE’, ‘Periostin’, ‘CDH5’ 등 4가지를 확인했다. 복합 단백질마커 패널을 제작해 경도 인지장애 환자군 혈액 내 4가지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실험대상자 107명 환자의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예측하고 기존 PET 데이터와 대조했다. 그 결과 예측 정확도가 83.6%로 나타났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68%와 90.2%로 나왔다.

묵인희 교수는 “연구결과가 실용화되면 간단한 혈액검사로 경도 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진행될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돼 조기 치료를 통한 치매 예방과 진행억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기술 보완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기정통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뇌과학 분야 국제적 학술지 ‘프로그레스 인 뉴로바이올로지(Progress in Neurobiology)에 실렸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