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쥴 CEO 사임…필립모리스-알트리아 합병 무산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6일 0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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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자담배 쥴, 유해성 논란 속 판매 규제
알트리아, 쥴 생산업체 쥴랩스 지분 35% 보유
쥴랩스 전망 어두워지자 합병 시너지 기대감 줄어

미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인 쥴을 생산하는 쥴랩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유해성 논란이 벌어지면서 미국 당국이 소비자들에게 전자담배 흡연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케빈 번스 쥴랩스 CEO는 이날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후임은 말버러 제조사인 알트리아 그룹 출신인 K C 크로스웨이트가 맡게 됐다. 알트리아는 쥴랩스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쥴랩스는 또 미국에서 제품에 대한 모든 방송광고, 디지털 광고, 인쇄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쥴을 둘러싼 암울한 전망은 거대 담배회사의 합병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WSJ은 쥴의 미래에 대한 의문과 규제 강화로 인해 두 대형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알트리아 간 합병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필립모리스는 쥴랩스 대주주인 알트리아와의 합병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가 사라졌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알트리아는 필립모리스와의 합병 협상을 위해 쥴의 경영자를 교체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필립모리스 이사회의 의견이 갈렸다. 결국 만장일치 의견은 나오지 않았으며 필립모리스는 합병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는 함께 출시한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이코스는 전용 담배를 전자장치에 꽂아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다. 폐쇄형 액상형 전자담배(CSV) 쥴과 달리 아이코스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검토를 거쳐 판매 승인을 받았다고 WSJ은 전했다. 쥴은 담배기기에 액상 니코틴이 담긴 카트리지인 팟(Pod)을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쥴랩스는 한때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주목받았지만 현재 제품 대부분이 미국에서 판매 금지될 위험에 놓였다.

쥴은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과 더불어 청소년 흡연 증가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FDA는 단맛이 나는 전자담배 때문에 청소년 흡연이 증가했다며 해당 상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단맛을 내는 상품은 쥴 매출에서 80% 비중을 차지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0명 넘는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자가 중증 폐질환에 걸려 이 중 8명이 사망했다고 보고 연관 관계를 조사 중이다. 당국은 전자담배가 폐에 미치는 영향이 규명될 때까지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당국은 대마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 질환을 일으킨다고 의심하고 있다.

WSJ은 쥴랩스가 현재 3900명 수준인 직원을 구조조정할 예정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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