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2차 검사와의 대화…“검찰 개혁 진솔한 대화 나눴다”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9월 25일 17시 53분


코멘트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은 25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검사와의 대화’를 마치고 인력 부족 등 건의사항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25일 법무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천안지청 검사 13명과 수사관 20명 등 33명의 직원과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검찰 개혁 등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로 20일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검사와의 대화는 1차 의정부지검 때와 마찬가지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간부급은 배석하지 않은 채 자유 토론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선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안에 대한 의견과 인사제도 개선, 민생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형사부 업무과중 및 사기저하 문제 해결에 대한 건의가 제기됐다.

특히 1차 간담회와 마찬가지로 일선청 형사·공판부 업무 부담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이에 조 장관은 파견 검사 인력 최소화 등 일선청 형사·공판부 인력 부족 해소 방안을 조속히 수립해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조 장관은 이날 대화를 마친 뒤 “현재 마련된 검찰개혁 방안, 형사 공판부 우대 강화 방안, 직원의 지위나 처우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진솔한 얘기를 들었다”며 “제가 주로 경청했고, 들은 얘기를 취합해 법무부 차원에서 어떤 개선안을 만들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검사들의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은 없었다”고 짧게 말한 뒤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조 장관은 이날 대화에 앞서 “형사 공판부 검사들과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애로사항을 파악해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반영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번째 장소로 천안지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천안지청은 지난해 9월 고 이상돈 검사가 순직한 곳”이라며 “이 검사와 같이 묵묵히 일하는 형사공판부 검사들의 상황이 어떤지 듣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이 검사는 30대의 나이에 매달 수백 건의 일을 처리했고 한 건의 미제사건만 남길 정도로 열심히 일하다가 순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 검사의 유족과 만날 계획 여부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검사는 지난해 9월 7일 오전 2시께 천안의 관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이 검사는 야간 근무를 한 뒤 퇴근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 결과 사인은 과로사로 추정됐다.


조 장관은 “오늘은 제가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듣는 자리”라며 “어떤 주제도 관계없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듣고, 법무부에 돌아가 향후 정책 논의를 할 때 반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과 아내 정경심 교수의 검찰 출석 여부 등을 묻는 말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조만간 발족할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안건으로 다룰 방침이다. 법무부 검찰국과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은 검찰 구성원과의 대화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 제도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천안지청 주변에서는 조 장관을 응원하는 시민들과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각각 ‘조국 수호’와 ‘조국 사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