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의료기기 글로벌 임상시험 허브로 도약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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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亞최초로 ISO14155 인증
유럽 의료기기법 적극 대응하고, 국내 의료기기 안전성-효능 강화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기형)이 유럽 외 국가에서는 세계 최초로 독일의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슈드(T¨UV S¨UD)로부터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 인증(이하 ISO14155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 획득으로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을 통해 강화된 임상시험의 유럽 의료기기법(MDR·Medical Device Regulation)에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 유럽 의료기기법은 2017년 5월 발효됐다.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처 2020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2020년 5월 26일 이후 유럽연합 시장에 출시하는 의료기기는 MDR를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CE 인증 지원 시 ISO14155 규격을 바탕으로 한 임상데이터를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국제시장 진출을 위한 CE 인증, FDA 허가 등을 획득하기 위해 주로 해외 의료기관에 임상시험을 의뢰해야 했다. 이는 의료기기 개발비용의 상승과 개발 기간의 연장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고려대의료원의 ISO14155 인증 획득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CE 인증을 대비한 임상시험을 국내에서 진행함으로써 의료기기 개발의 안전성과 효능을 국제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개발 기간과 비용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미국 FDA도 ISO14155에 기반한 미국 외 지역에서 수행한 임상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있어 국내 의료기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려대구로병원(왼쪽), 고려대안산병원
고려대구로병원(왼쪽), 고려대안산병원

1년여 간 역량 집중한 노력의 산물

고려대의료원의 이번 인증 획득은 지난 1년여간 전사적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만들어낸 노력의 산물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유럽의 강화된 의료기기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2018년 8월 T¨UV S¨UD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증 준비에 착수했다. 효과적인 인증과 사후 관리를 위해 임상시험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의료원 산하 각 병원별 인증준비팀을 구성했다. 2019년 4월과 7월 2회에 걸쳐 총 18일간 티유브이슈드로부터 의료기기 임상시험 표준운영지침과 절차 등에 대해 서류평가와 임상진료과의 실사 점검을 받았다. 2회에 걸친 현장 조사에서 티유브이슈드 현장조사단은 “고려대의료원의 인증 획득에 대한 열의와 그 준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ISO14155 규격에 맞춘 임상시험 수행계획 능력 또한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기형 의무부총장은 “우리 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이 모두 성공적으로 인증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며 “연구중심병원을 비롯한 뛰어난 연구 인프라와 각 병원의 인증준비팀이 노력해준 결과”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기열 연구교학처장은 “이번 인증을 통해서 고려대의료원은 환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의료기기 임상연구의 규정과 체계를 국제적 수준으로 갖췄음을 입증했다”며 “향후 이를 통해 연구중심병원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다국적 의료기기 임상시험연구 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고려대의료원은 2013년 지정받은 두 개 연구중심병원(고려대 안암병원, 고려대 구로병원)과 2015년 고대구로병원의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 지원센터 및 2018년 의료기기 사용적합성 테스트센터를 통해 강화된 유럽 CE 인증 절차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국내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유일하게 두 개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했다. 학교법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의료기술지주회사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독보적인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바이오 메디컬 융복합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헬스동아#건강#고대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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