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유엔사, 태풍피해 JSA 건물 사상 첫 3자 협력 보수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3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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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 강풍에 날아간 정전위 지붕 등 보수
유엔사 승인하 북측 인력 MDL 넘나들며 공사
9·19 남북군사합의 'JSA 비무장화' 조치로 가능

남북한 군 당국과 유엔군사령부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건물에 대한 3자간 협력으로 보수 작업을 했다.

23일 유엔사 등에 따르면 남북한과 유엔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자 협력으로 JSA 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지붕 등 보수 공사를 했다.

이달 초 한반도를 관통한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JSA 내 군정위 회의실 건물 중 북측 관할 구역 내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는 등 시설물이 일부 파손됐다.

건물 지붕 자재인 양철판이 뜯겨져 나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유엔사 승인 아래 북측 인력 10여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들며 시설물을 보강했다.

JSA 내 건물은 MDL을 사이에 두고 남측과 유엔사가 MDL 이남지역을, 북측이 MDL 이북지역을 각각 관리하고 있다.

1953년 정전협정 이래 남북한과 유엔사 등 3자가 협력해 JSA 내 회의장 등 건물 보수 공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는 북측 인력들이 보수 공사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유엔사는 SNS를 통해 “태풍 링링으로 작은 피해가 난 JSA에서 복구공사가 빠르게 진행됐다. 보수 공사는 북한의 DMZ 관할 요원들과 협력 및 협력의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번 작업은 북한, 유엔사, 한국이 능동적으로 협력한 것으로, JSA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준다”고 강조했다.

남북·유엔사 3자 협력은 지난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JSA 비무장화 조치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남북·유엔사는 9·19 군사합의에 따라 ‘3자 협의체’를 구성해 JSA 내 지뢰를 제거하고, 사전 협의한 초소와 화기를 철수했다. 또 이에 대한 상호 공동 현장검증을 통해 JSA 비무장화 조치를 완료했다.

이후 3자는 남북 공동근무 투입과 민간인 자유왕래를 위한 ‘JSA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안’을 협의하고 있으나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관련 협의도 중단된 상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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