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난항에 또 치솟한 환율…외인 증시 자금 회수하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3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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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분위기에 국내 증시 또 다시 하락세 보여 '우려'
원달러 환율 1193원 선으로 치솟아…외국인 투자자, 증시서 자금 회수

미중 무역협상이 또 다시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진 가운데 증권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 미국 증시 급락으로 인한 국내 증시 동반 하락 현상이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수출 애로 등으로 인한 개별 종목 하락세가 뚜렷해져 증시 불안 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안전자산 비중 확대 및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오전 코스피는 20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일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영향으로 연초에 이어 약 7개월만에 2000선이 붕괴된 후 1900선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스몰딜 형식으로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로 미중 무역분쟁은 또 다시 난기류 속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스캇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20년 대선 전까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미국은 스몰딜이 아니라 빅딜을 원한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중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중국 실무협상단도 미국 농장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조기 귀국하는 강수를 뒀다.

고위급회담에 앞서 실시하기로 한 실무 회담이 파행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10월부터 내년까지 다시 증폭될 것이란 전망도 다수 나오고 있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 증시는 곤두박질 쳤으며 국내 증시도 미 증시와 연동돼 개장 초반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환율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져 또 다시 치솟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091.52) 대비 3.82포인트(0.18%) 내린 2087.70에 개장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49.07) 대비 0.26포인트(0.04%) 내린 648.81에 출발했다.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3원 오른 1193.3원에 개장했다.

이중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 1150원을 기준선으로 삼아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하고 위로 치솟으면 매도하는 경향이 짙다.

현재 환율만 놓고 볼 때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면된다.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의 투자금 회수를 본격화할 경우 개별 종목 하락은 물론 증시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386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같은시각 436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오는 10월 예정된 미중 고위급 협상 이전가지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며 금, 채권, 달러 등 안전자산 비중확대와 함께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말을 바꾼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UN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 나올 경우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간 무역협상 화해 분위기가 다소 엉클어졌다. 미국에 체류중인 중국 협상단이 예정된 미국 농장 방문을 취소하면서 분위기가 묘해졌고 화해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낌새를 보이자 미국 증시는 금요일에 하락 마감했다”며 “미중간 넘어야할 산은 여전히 많아 보인다. 10월 고위급 협상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 투자전략과 관련해서는 “국내 반도체 업황 회복이 가시권”이라며 “반도체는 이익 변동성이 주가 변동성보다 큰 산업 중 하나다.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팔라는 격언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 전략은 이번에도 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높은 PER을 오히려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불확실성 변수들이 많아진 만큼 최저점에 대한 막연한 신뢰보다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며 “현재시점에서는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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