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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숙박문화 ‘그린스테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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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숙박문화 ‘그린스테이’가 뜬다

조선희 기자 입력 2019-09-23 03:00수정 2019-09-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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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산업기술원
메종 글래드 제주 반려동물 빈백쿠션.
#. 5, 7세 두 자녀를 둔 직장인 김희연(38) 씨는 올 여름휴가에 해외 대신 국내 호캉스를 선택했다.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멀리 가기가 어려워 2박 3일간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에 묵었다. 외출을 준비하며 침대시트나 수건을 재사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그린카드’를 침대 위에 올려뒀다. 굳이 새것으로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 씨는 “집에서도 이불을 매일 세탁하지 않는다. 환경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이라며 웃었다.

#. A호텔 관계자는 “세탁할 때 시트 한 장을 줄이면 용수는 250L, 에너지는 540W, 세제는 10g을 아낄 수 있다”며 “호텔 입장에서도 절감된 비용으로 다른 부문의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환경친화적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려는 의식 있는 ‘녹색소비자’가 특급호텔의 핵심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편리한 시설·서비스는 최대한 누리되 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낭비는 하지 않겠다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을 모색하는 호텔업계의 노력이 결합돼 일명 ‘그린스테이(Green+Stay)’로 대변되는 환경친화적 숙박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 그린스테이의 첨병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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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테이는 환경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최근 급부상했다. 몇 년 새 미세먼지나 폭염 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환경 문제를 생존과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을 옹호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성인남녀 50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친환경 생활에 대한 인식과 현황’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4%가 ’반드시 해야 한다(필수다)’라고 답했다. 필환경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종이컵이나 빨대, 나무젓가락 등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꼽은 응답자가 55.3%(응답률)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활용 분리수거 철저히 하기(49.7%) △플라스틱이나 비닐 사용 자제하기(49.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는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는 주체로 지목된다. 개인적인 감성을 중시하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은 각종 친환경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와 머그컵 사용에도 적극적이다. 비싸더라도 업사이클링 기반의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고, SNS를 통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 등을 포함해 이 같은 소비와 생활 패턴의 변화는 시장 전반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식음료, 패션, 유통 등 거의 모든 업종이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을 주요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 자체적인 친환경 캠페인 전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고도의 서비스를 추구하는 호텔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24시간 운영되는 호텔은 사업 특성상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장으로 지목된다. 폐수·음식물 쓰레기 등 폐기물 배출, 일회용품 사용과 잦은 침구 교체 등 호텔 사업은 다양한 환경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사회적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친환경 경영을 요구받아온 이유다.


■ 글로벌 트렌드가 된 그린스테이

최근에는 친환경 경영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인터컨티넨탈 객실 그린 카드.
미국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웨스틴 뉴욕 호텔’은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생분해성 및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의 객실키를 사용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사보이 호텔’은 음식폐기물을 매립 처리하는 대신 영양분이 풍부한 생물비료로 활용하거나 재생에너지로 변환해 사용하고 있다.

각종 친환경 캠페인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의 ‘호텔 델 코로나도’는 폐비누 등을 리사이클링 전문 기관을 통해 제3세계 국가들에 기부하는 한편, 폐리넨은 외부기업과 협력해 청소 걸레, 앞치마로 재사용하고 있다. 일본 ‘아카사카 엑셀 도큐 호텔’은 화장실의 칫솔, 면도기, 빗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체크아웃 때 ‘그린코인’을 넣도록 해서 코인 수만큼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특급호텔들을 중심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돼 왔다.

파크 하얏트 부산 그린팀.
‘롯데호텔 서울’은 녹색경영 전담조직인 ‘환경경영 TFT’를 구성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있다. ‘파크 하얏트 부산’도 전 세계 하얏트 글로벌기업 책임 프로그램인 하얏트 트라이브 일환으로 ‘그린팀’을 운영해 호텔내 에너지 절약, 절전 및 절수, 쓰레기 분리수거, 온도 조절 등 다양한 환경 보호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을 잘 활용하는 호텔도 있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제주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 ‘아이즈랩’과 협력해 폐리넨으로 반려동물 빈백쿠션을 제작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페트병 16개에서 뽑아낸 원사를 사용해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마마’와 콜라보를 통해 친환경 에코백을 제작하기도 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국제 환경 인증 친환경 칫솔.
객실 내 비치된 편의용품인 어메니티(amenity)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올해부터 국제 환경 인증 친환경 칫솔만을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칫솔은 기존 일회용 칫솔보다 단가가 약 1.2배 높지만, 환경과 고객 가치를 생각하는 워커힐의 사회적 가치 전략하에 전부 교체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소속된 IHG는 2021년까지 욕실에서 사용하는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등 욕실 어메니티 플라스틱 개별 용기 사용을 제한하고, 모든 어메니티를 친환경 대용량 용기로 대체한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설 정비도 중요한 부분이다.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은 연회장 및 객실 조명 등 호텔의 모든 조명을 전력 효율이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더 플라자’ 호텔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저녹스 고효율 보일러 및 냉동기로 교체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했다.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은 에너지 절감형 공기조화기 적용, 단열 결손 구간 단열재 추가 설치 등을 통해 녹색건축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이처럼 국내외 호텔들에서는 친환경을 지향하는 고객의 욕구와 환경문제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적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문의 경영활동을 환경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호텔 녹색경영 업무 협약식.
■ 국내 특급호텔 10곳, 녹색경영에 박차

호텔을 포함한 숙박 분야 전반의 친환경 분위기 확산을 위해 국내 특급호텔에서 선도적으로 녹색경영을 천명하고 나섰다. 7월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0개의 5성급 호텔들과 ‘호텔 녹색경영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호텔 투숙객과 함께 친환경 캠페인도 진행한다. 23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캠페인 기간 동안 그린카드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폐리넨을 재활용한 인형 등 다양한 선물을 제공한다. 선물 인증샷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필수 해시태그(#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호텔친환경캠페인, #그린스테이)와 함께 업로드 하면 추첨을 통해 호텔 숙박권 등 추가 경품까지 증정한다. 한편 10월 1일 오후 9시부터 진행되는 ‘지구살리기 전등끄기’ 행사 참여 고객에게는 폐비누 재활용 향초를, 물사용 절약 등 환경실천 서약 고객에게는 폐수건을 재활용한 유아용 비치가운을 제공한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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