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타냐후 5선 연임 적신호에 “총선 이후 통화 안해”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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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9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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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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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노골적으로 지지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진행된 총선에서 부진하며 5선 연임에 빨간불이 켜지자 실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거 직전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와의 친분이나 지지 메시지를 밝히지 않은 채,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식의 중립적 발언만 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이스라엘 영문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 방문 중 기자들이 이스라엘 총선에 대해 묻자 “네타냐후 총리와 총선 뒤 대화를 하지 않았다”며 “결과가 아주 박빙이다”라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총선 뒤 발언은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 잡기가 한창이던 14일 트위터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총선 뒤 미-이스라엘 상호방위조약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며 ‘네타냐후 띄우기’에 나섰던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도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유대국가(이스라엘)가 백악관에 이렇게 위대한 친구를 둔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이스라엘 총선 직전에도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영유권을 인정하는 등 확실한 친(親)네타냐후 행보를 보여 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지지 세력인 미국 내 보수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결혼했고, 현재는 백악관의 ‘문고리 권력’ 역할을 하는 제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이 유대인이며 네타냐후 총리와 매우 가깝다는 것도 친네타냐후 행보에 영향을 끼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해결하는 이른바 ‘세기의 협상’을 주도해온 쿠슈너 선임고문은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보수층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확실히 연임에 실패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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