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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경제력 따라 벌금 책정, 위헌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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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경제력 따라 벌금 책정, 위헌 소지”

김지현 기자 입력 2019-09-19 03:00수정 2019-09-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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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재산비례 벌금제 추진
文대통령 2017 대선때 공약 사항… 전문가 “평등권 위반 논란 부를듯”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재산 보유 수준에 따라 같은 죄를 짓더라도 벌금은 더 많이 내도록 하는 ‘재산비례 벌금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방안에 대한 당정 협의를 열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행위자 책임을 기준으로 벌금 일수(日數)를 정하고, 경제적 사정에 따라 벌금액을 산정하는 재산비례 벌금제를 도입해 경제적 능력에 따라 처벌 정도와 효과가 달라지는 불평등한 벌금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산비례 벌금제는 개개인의 경제 사정에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벌금을 내도록 하는 현행 ‘총액 벌금제’가 불평등하다는 지적에 따라 1992년부터 거론돼 온 방안이다. 재산비례 벌금제가 도입되면 범죄의 경중에 따라 벌금 일수를 먼저 정한 뒤 피고인의 재산 및 경제적 능력을 감안해 하루치 벌금 액수를 정하고 벌금 일수와 일일 벌금액을 곱해 최종 벌금액을 산정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소득을 기준으로 상위 1%의 최상위층과 하위 10%의 빈곤층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을 경우 벌금 액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조 장관은 법무부 장관 지명 직후 재산비례 벌금제를 도입해 형벌의 실질적 평등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같은 범죄 행위를 두고 재산에 따라 벌금을 다르게 매기는 것이 헌법상의 평등권 위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벌금은 금전을 빼앗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죄에 대한 대가, 즉 형벌의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재산에 따라 벌금을 달리하게 되면 결국 재산이 있는 것 자체가 죄라는 논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판사가 벌금을 매길 때 재산을 근거로 양형 기준을 달리할 수는 있겠지만 재산을 근거로 벌금 자체를 다르게 매기도록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당연히 위헌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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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비례 벌금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전 국민의 경제적 상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제도인데 월급 생활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당정협의#법무부#더불어민주당#재산비례 벌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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