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주장’ 김현수와 ‘솔선수범’ 차우찬…끈끈한 LG 지탱하는 두 리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9일 09시 30분


LG 김현수(왼쪽)-차우찬. 스포츠동아DB
LG 김현수(왼쪽)-차우찬. 스포츠동아DB
“정말 끈끈해졌어요.”

일찌감치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LG 트윈스 구성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그 배경에는 야수조와 투수조의 듬직한 기둥 역할을 하는 주장 김현수(31)와 차우찬(32)이 있다.

전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LG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현수는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서도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려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4연속경기 홈런포를 가동한 카를로스 페게로와 환상의 시너지를 낸 김현수는 팀 5연승의 선봉에 섰다.

김현수가 팀 내 최고 타율 0.317에 최다 82타점을 쓸어 담은 가운데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은 차우찬은 13승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어느 TV 드라마의 제목을 빌리자면 둘은 팀 내에서 ‘밥 잘 사주는 멋진 선배’로도 통한다. 이형종은 “두 선배가 팀 내에서 리더 역할을 정말 많이 해준다. 주축이 되어주는 형들이고 인성적으로도 정말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신예 투수 정우영은 대내외적으로 ‘김현수 자부심’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타 팀에 속한 또래 선수들이 “김현수 선배가 그렇게 좋냐. 너희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고 물어오면 “우리 팀에 현수 형이 있는 게 정말 크다”고 자신 있게 답하는 식이다. 그는 “현수 형이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정말 잘 이끌어준다. 올 시즌 팀 성적에 대한 현수형의 기여도가 50%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힘 줘 말했다.

포수 유강남도 주장 김현수를 통해 단단해진 팀 분위기를 느낀다. 그는 “선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후배들도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서로 많이 이해해주려 하면서 팀이 정말 끈끈해 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야구장에서 안일한 플레이를 하면 혼난다. 적절한 긴장감 속에서 점수차와 관계없이 모두들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며 “덕분에 여유롭게 앞선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끝까지 잘 지키는 것 같다”고 했다.

투수조는 차우찬을 중심으로 친목의 장이 쉴 새 없이 열린다. 홈경기를 앞둔 점심시간에는 개별 훈련을 마친 뒤 한데 모여 밥을 함께 먹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계산은 늘 차우찬이 책임진다. 차우찬이 선발 등판하는 날이면 임찬규, 이우찬, 최동환 등이 돌아가며 밥을 산다. 임찬규는 “우찬이 형은 야구장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후배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겨준다. 후배들 역시 형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야수인 이형종도 “우찬이 형은 후배들을 정말 많이 챙겨주는 게 눈에 보인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원정길에 오르면 투수조 모임은 주로 고우석의 방에서 이뤄진다. 이때 선후배 간의 일상적인 대화부터 야구에 관한 이야기가 자유롭게 오고 간다. 고우석은 “올해 투수들끼리 모이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 그래서 더 끈끈해지기도 했다”며 “찬규 형이나 우찬 선배와 같이 있으면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재미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솔선수범하는 우찬 선배의 모습을 보면 후배들도 뒤처질 수가 없다. 괜히 리더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고우석은 이런 차우찬을 “영웅”이라고 부른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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