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총선 물갈이설에 민주당 ‘술렁’…조국발 위기의식 때문?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8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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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윗옷을 벗고 있다. 2019.9.18/뉴스1 ©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윗옷을 벗고 있다. 2019.9.18/뉴스1 © News1
‘조국 정국’의 한 가운데 놓여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술렁이고 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인위적인 물갈이에 속도를 내려는 조짐에 당내 불협화음도 외부로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내년 총선 불출마설을 공식 부인했다. 앞서 당 핵심 관계자를 통해 불출마설을 인정했으나, 당사자의 부정과 온갖 추측이 뒤섞이자 결국 1시간만에 입장을 뒤집은 것.

이런 혼선은 최근 빨라진 당의 총선 시계와 무관치 않다. 최근 이해찬 대표가 직접 선봉대에 선 인재영입위원회 등의 소식이 노출되고, 이달 초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의원들을 대상으로 출마 여부 의사를 타진한데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친문 인사의 불출마설이 불거지는 등 각종 ‘설(說)’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특히 중진 의원들의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양 원장을 비롯해 불출마설에 언급된 인사로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백원우 부원장도 있다. 다른 의원직 장관인 진영 장관과 박영선 장관, 현역 의원 중에는 원혜영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당의 움직임에 대한 해석은 중진 또는 386을 겨냥한 인위적인 물갈이설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조국 정국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 장관과 김 장관의 불출마설도 조국 정국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조국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경과하면서 그런(불출마) 생각이 있었던 듯하다”고 전했다.

인선 작업에 부담이 커진 청와대 입장에서 두 장관의 후임 인사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실 무근’으로 수습된 유 장관과 김 장관의 불출마설은 당사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결국 ‘사실’로 매듭지어질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물론 총선을 앞둔 인물교체는 늘 있는 일이나, 거듭 ‘원팀’ 정신을 강조했던 민주당 내에서 조국 장관을 두고 당론에서 다소 빗겨난 ‘소신’ 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내부 결속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분위기다.

당은 궁극적으로 정국 이슈를 총선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임기 말로 향하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에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만나 “조국 정국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조금씩 정국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여당에서 최근 총선 이야기가 거듭 나오는 것은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 잡음이 분열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안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 워크숍에서 “당은 아주 민주적으로, 처음에 말한 것처럼 객관적으로 총선까지 잘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것을 의원 여러분들께 약속드린다”며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뉴스들이 있다. 그런 것에 흔들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당의 최근 행보가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한 친정체제를 더욱 다지기 위한 밑작업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조국 정국이 보통의 상황이 아니고, 비상한 개혁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한 당 지도부의 의지가 맞물려 불출마 선언이 빠른 시기에 놀라울 정도로 이어지고 있다”며 “원내 진입을 노리지만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외곽의 일부 친문 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권이 불안해지니, 총선에서 친문세력을 대거 등용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시도는 역대 정권에서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고, 특히 정권 중반기에 들어선 현재 상황에서는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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