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이젠 문제없어’ 한국 썰매대표팀 보금자리 생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8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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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 썰매 종목 선수들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제대로 된 연습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이들에게 ‘실내스타트훈련장’이라는 선물의 가치는 엄청났다. 충북 진천선수촌 다목적체육관에 자리 잡은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실내스타트훈련장이 18일 첫선을 보였다.

한국 썰매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5·강원도청)이 썰매 종목 최초의 금메달을 안았고, 원윤종(34·강원도청)을 비롯한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썰매 강국으로 이름을 알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영광의 발판이 됐던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운영 주체를 정하지 못해 폐쇄됐고, 아이스스타트 훈련장도 자연스레 자취를 감췄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총감독이 지난해 윤성빈의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해 “못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힌 이유도 훈련 시설 부재로 인한 경기력 하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윤성빈은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해 그랜드슬램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스타트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국제대회를 치르면서도 선수들은 수준급의 성적을 냈고, 이는 새 훈련장 건설로 이어졌다. 지난 3월 이 감독은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훈련장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신 총장은 대한체육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선수들의 보금자리가 생긴 배경이다.

스타트 훈련장은 총 거리 70m, 폭 77㎝로 구성됐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선수들의 양방향 훈련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시설로,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코스와 최대한 흡사하게 만들었다. 코스 이해도가 뛰어난 한국 선수들의 기량을 고려하면 스타트의 향상은 세계 상위권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과거 피니시 기록만 확인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구간 기록을 4등분으로 나눠 세세한 변화까지 잡아낼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20년 동안 해외를 다녔지만 이 정도로 좋은 연습장은 처음이다. 엎드려 절하고 싶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고, 윤성빈은 “체력 훈련 직후 스타트 훈련을 통해 문제점을 즉시 보완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해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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