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버디! 숨죽이던 유럽 환호… 인생샷 남기고 떠난 페테르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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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하임컵 최종일 마지막 홀, 미국과 동점서 극적인 성공
6년 만에 우승컵 되찾아와

마지막 포효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16일 영국 스코틀랜드 퍼드셔의 글렌이글스 호텔 골프장 PGA 센티너리 코스에서 끝난 솔하임컵(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 싱글 매치 플레이 마리나 앨릭스(미국)와의 경기에서 18번홀(파5) 버디로 승리를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페테르센이 이 경기 승리로 1점을 획득하면서 유럽이 14.5-13.5로 미국을 꺾었다. 퍼드셔=AP 뉴시스
마지막 포효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16일 영국 스코틀랜드 퍼드셔의 글렌이글스 호텔 골프장 PGA 센티너리 코스에서 끝난 솔하임컵(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 싱글 매치 플레이 마리나 앨릭스(미국)와의 경기에서 18번홀(파5) 버디로 승리를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페테르센이 이 경기 승리로 1점을 획득하면서 유럽이 14.5-13.5로 미국을 꺾었다. 퍼드셔=AP 뉴시스
수천 번은 해 봤을 2m 퍼팅.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신중을 거듭한 수잔 페테르센(38·노르웨이)은 공이 홀로 빨려 들어간 순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온몸으로 환호했다. 유럽 팀 선수들은 일제히 그린 위로 뛰어올라와 승리를 자축했다.

베테랑 골퍼 페테르센이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 퍼팅으로 2019 솔하임컵(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을 6년 만에 다시 유럽으로 가져왔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골프 선수 인생을 마감하는 페테르센은 자신의 마지막 대회, 마지막 홀, 마지막 그린에서 인생 최고의 퍼팅을 성공시켰다. 냉철한 승부사였던 페테르센다운 마무리였다.

1990년 창설된 솔하임컵은 격년제로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열리는 대회로 각 팀은 12명씩 출전해 사흘간 승부를 겨룬다. 올해 대회는 16일 영국 스코틀랜드 퍼드셔의 글렌이글스 호텔 골프장 PGA 센티너리 코스(파72)에서 싱글 매치 플레이로 막을 내렸다.

페테르센의 퍼팅 직전까지 양 팀은 13.5-13.5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었다. 마리나 앨릭스(미국)와 상대한 페테르센이 18번홀(파5) 마지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유럽은 14.5-13.5로 미국을 제압했다.

한때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페테르센은 한국 선수들과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펼쳐 국내 팬에게도 익숙하다. 불같은 승부욕으로도 유명했다.

페테르센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15번이나 정상에 올랐는데 그중 4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를 2위로 밀어낸 바 있다. 2007년 경주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했던 그는 2014년 박인비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8차례나 솔하임컵에 출전했던 페테르센은 결혼과 출산으로 최근에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세계랭킹은 620위까지 떨어졌지만 유럽의 단장을 맡은 캐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의 추천으로 9번째 솔하임컵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페테르센은 “내 프로 선수 인생을 이보다 더 좋게 끝낼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엄마로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수잔 페테르센#2019 솔하임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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