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고향에선]‘섬의 천국’ 신안군에 ‘1도 1뮤지엄’ 프로젝트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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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개관한 천사상 미술관. 섬 전체를 ‘울타리와 지붕이 없는 미술관’으로 꾸몄다. 신안군 제공
올 6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개관한 천사상 미술관. 섬 전체를 ‘울타리와 지붕이 없는 미술관’으로 꾸몄다. 신안군 제공
#1. 전남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50여 km 떨어진 신안군 하의도에 닿으면 하늘과 인간을 이어준다는 ‘솟대천사’ 조각상이 가장 먼저 반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에 이르는 도로 양쪽에 ‘수호천사’가 도열해 마치 유럽의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늘이 지붕이 되고 태양이 조명이 되는 ‘천사상 미술관’이 문을 연 것은 올 6월. 섬 전체를 ‘울타리와 지붕이 없는 미술관’으로 꾸몄다.

#2. 신안군 암태면 동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11월 개관한 에로스서각(書閣)박물관은 올 4월 개통한 천사대교(10km)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박물관은 서각존, 사랑존, 작가존, 이색 성문화관 등 테마별로 목공예 500여 점을 전시하고 별관에는 드래곤갤러리가 조성돼 있다. 정배군 박물관장은 “천사대교 개통 전 방문객이 하루 300여 명이었지만 다리 개통 이후 지금까지 41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신안은 ‘섬의 천국’이다. 유인도 72개, 무인도 932개로 ‘천사(1004)의 섬’으로 불린다. 신안군이 하나의 섬에 하나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건립하는 ‘1도(島) 1뮤지엄’ 조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2023년까지 1200억 원을 투입하는 야심 찬 아트 프로젝트다.

○ ‘문화예술의 섬’으로 재탄생

신안군은 천사대교 개통, 여객선 야간 운항 등 관광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관광객이 대폭 늘었지만 문화·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방문객의 불만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관광객 볼거리를 늘리고 주민들의 문화적 자긍심 고취와 문화 향유를 위해 섬 전역을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꾸미는 아트 프로젝트를 민선 7기 브랜드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안군이 ‘1도 1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곳은 13개 섬에 21곳이다. 지금까지 9곳이 완료됐다. 올 들어서는 하의도에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천사상 318점을 설치한 ‘천사상 미술관’이 개관했다. 7월에는 안좌도에 세계 화석·광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압해도 저녁노을미술관(2014년), 증도 갯벌생태전시관(2006년), 임자도 조희룡 기념관(2016년), 비금도 철새박물관(2015년) 등은 앞서 개관했다. 2015년 흑산도에 개관한 박득순미술관은 군이 개인 미술관에 건축비와 운영비의 50%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한 이후 처음으로 들어선 예술공간이다.

○ 섬 곳곳에 박물관·미술관 건립

현재 추진 중인 뮤지엄은 12곳이다. 자은도의 1004섬 수석미술관과 세계조개박물관이 올해 개관한다. 자은도에는 세계적인 조각가 박은선 작가와 건축 거장 마리오 보타가 참여하는 인피니또(INFINITO) 조각미술관이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안좌도는 세계적인 화가 김환기 선생이 태어난 섬이다. 많은 예술인이 찾는 이곳에 ‘김환기 선생 자연그대로 미술관’을 내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신의도 동아시아 인권·평화미술관은 내년 착공이 목표다. 하의도에는 대한민국 정치사진박물관이 내년에 문을 연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의 사진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보여준다. 신안의 관문인 압해도에는 전통 한선박물관과 황해교류역사관을 건립하고 2008년 비금도에 문을 연 이세돌 바둑기념관은 한국 바둑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재재관할 예정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신안군#1도 1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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