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이고 시장이면 뭐하나’…美사회서 ‘내몰리는’ 무슬림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6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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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입국 금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을 정면으로 받는 무슬림들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미국 사회 내에서 위기에 몰려있다. 무슬림계 한 시장은 공항에서 억류됐고, 무슬림계 의원은 9·11 테러 추모행사에서 또다시 비판 대상에 섰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무슬림계 미국인인 뉴저지주(州)의 한 시장은 지난달 터키에서 휴가를 마치고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당국에 부당하게 억류되고 휴대폰도 빼앗겼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부터 프로스펙트파크 시장을 지내고 있는 모하메드 카이룰라는 가족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3시간 동안 감금됐다고 말했다.

그는 CBP 요원들이 심문에서 처음엔 여행 장소나 누구를 만났는지와 같은 일반적인 질문을 하다가 “테러리스트를 만난 적이 있느냐”와 같은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CBP는 자신이 무작위로 선택됐다고 했지만 그 말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실에서 요원은 국토안보부(DHS)로부터 나를 인터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으나 그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며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무슬림 인권단체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 뉴욕지부는 카이룰라의 억류 건을 다루고 있다면서 이번 일은 “명백한 프로파일링 사례”라고 언급했다. CAIR 측은 “그는 그 상황에서 테러리스트와 같은 취급을 받았다”며 “이런 행동은 이 나라에서 그 어떠한 미국인에게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무슬림계로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갈등을 빚었던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미네소타)도 최근 9·11 테러 희생자 가족으로부터 직접적인 비난을 받았다.

지난주 열린 추모 행사에서 9·11 테러로 어머니를 잃은 니콜라스 하로스 주니어는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했다’(Some people did something)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연설했다.

이 문구는 오마르 의원이 4월 CAIR 행사에서 9·11 테러를 언급하며 했던 말로 당시에도 보수 진영에서 ‘테러 행위를 축소한다’는 강한 비판이 일었다. 하로스는 오마르 의원을 직접 겨냥해 “미네소타의 초선 여성의원이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했다’고 말했다. 나는 오늘 정확히 누가 누구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대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비판했다.

오마르 의원은 이러한 희생자 가족의 비판에 15일 자신의 발언은 테러 뒤 무슬림계에 대한 민권 침해를 강조하려는 의도였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는 CBS방송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9·11 테러는 온 미국인들에게 대한 공격이었다. 이건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나는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느끼는 고통의 무게를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많은 미국인들이 시민권을 잃는것 같다고 느꼈던 9·11 여파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말했던 것은 무슬림으로서, 나는 그날 공격받은 미국인으로서 고통받은 것 외에도 다음 날 일어났을 때 동료 미국인들이 나를 마치 용의자처럼 취급하는 고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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