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 유승민·‘정중동’ 안철수…추석 뒤 본격행보 나설까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4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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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 2018.1.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 2018.1.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유승민·안철수’ 두 이름이 지속적으로 호명되고 있다. 두 사람이 공동창업자인 바른미래당은 물론 자유한국당에서도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거론만’되는 상황이지만 유·안 전 대표의 정치적 무게를 감안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둔 이번 추석 이후부터 조금씩 정치 전면에 나설 준비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야권 진영에서 유승민·안철수의 언급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내홍을 5달째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창당의 두 기둥이라고 여겨지는 유·안 전 대표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이름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거론된다. ‘개혁보수’ 유 전 대표는 보수 진영 통합에 상시 등장하며, 한국당의 중도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안 전 대표를 향한 러브콜 역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 전 대표는 최근 ‘일성’을 내뱉은 반면, 안 전 대표는 여전히 ‘정중동(靜中動)’을 유지하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이른바 ‘조국 정국’을 맞아 스피커의 볼륨을 더욱 키웠다.

주요 정국에서 자신의 페이스북 등으로만 의견을 개진했던 것과 달리, 지난 10일 이례적으로 원내대책회의·청와대 앞 분수대 규탄 의원총회 등 공식 일정에 자리했다.

유 전 대표는 회의 자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해 비판하며 “국민 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가 신중한 언사를 하던 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강도 높은 표현이다.

아울러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이 같고, 협력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 청와대 분수대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규탄 현장 의원총회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19.9.10/뉴스1 © News1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 청와대 분수대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규탄 현장 의원총회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19.9.10/뉴스1 © News1
유 전 대표 측에서는 유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것이라 평가했다. 보수 연대 혹은 통합에 있어서도 여지를 남겼다고 봤다.

유 전 대표 측 한 핵심인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추석 이후 유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 임할 지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평생 정치 신념인 보수 개혁을 실현하는데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핵심인사 역시 통화에서 “‘뜻이 맞으면’이라는 표현은 기존에 유 전 대표의 ‘한국당이 변하면’이라고 했던 조건에서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시사점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 전 대표의 발언은 아직은 조심스러운 행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유 전 대표는 한국당의 연대 제안에 대해 “국민들이 일어나지 않으면 힘을 받지 못하는 문제”라며 “한국당과의 연대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과의 통합 혹은 연대 등 정치적 ‘합종연횡’을 고려하기보단 ‘조국 정국’에서 야권 전체의 국민적 대안으로 역할을 원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안 전 대표는 유 전 대표와 달리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의 비자 문제 등으로 9월 복귀설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안 전 대표 측에 따르면 비자 문제는 국내에 복귀하지 않고도 해결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독일 현지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한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갑자기 들어오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를 향한 러브콜이 ‘국민의 부름’이 아닌 ‘정치권의 부름’으로 봤다.

바른미래당 내홍 관련 복귀 요청, 한국당에서 언급되는 ‘안철수까지 포함한 보수 통합’ 등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 ‘정치인들을 위해’서라는 평가다.

안 전 대표 측 인사인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은 통화에서 “현재는 당의 당권파·비당권파, 한국당 등 정치권의 부름은 있지만, 결국 정치권이 ‘안철수’를 이용해 먹으려는 것”이라며 “진짜로 국민들이 안철수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하는 시점이 있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결국 유 전 대표가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 안 전 대표가 아직 국내 복귀를 고려 않는 것은 모두 ‘손학규 퇴진’이라는 당내 문제가 어떻게든 결론이 나야 한다.

손 대표는 지난 5월 퇴진파 오신환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당내 의원 다수의 ‘퇴진’ 의사를 확인했을 당시, 추석까지 지지율 10%가 오르지 않으면 퇴진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퇴진파가 지지율 상승에 도움 준 적 없다“며 발언을 번복했다.

당권파 측에서는 손·유·안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이렇다 할 접촉마저 없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핵심인사는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이상 바른미래당의 비전은 없다“며 ”유승민·안철수가 이 당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 구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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