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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생존자 걸어나와 “생큐”… 美구조대 “최고의 날”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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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생존자 걸어나와 “생큐”… 美구조대 “최고의 날” 환호

김예윤 기자 , 박효목 기자 , 브런즈윅=김정안 특파원 입력 2019-09-11 03:00수정 2019-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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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고 선박 ‘한국선원 구조 드라마’… 전도 뒤 화재로 선내 진입 지연
17시간 만에 ‘똑똑똑’ 생존 신호… 7.6cm 구멍 내 물-음식 전달
기관실 부근 통로 뚫어 전원 생환… 文대통령, 트럼프에 감사 서한
10일 오전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에 갇혀 있던 마지막 한국인 선원이 구조돼 육지로 걸어오고 있다(왼쪽 사진). 9일 전도된 골든레이호 근처에 정박한 예인선과 구조대원들. 미 해안경비대 트위터 캡처·세인트시먼스=AP 뉴시스
한 걸음, 두 걸음….

구조보트에서 내려 맨발로 걷던 남성이 일곱 번째 발걸음에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담요 안의 양손은 가슴 앞에 기도하듯 모아져 있었다. 잠깐의 순간이 지나자 그는 땀에 젖은 머리칼을 좌우로 흔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구조돼 육지를 밟은 순간은 그렇게 행복했다. 배에 갇힌 지 41시간 만이었다.

9일 오후 6시(한국 시간 10일 오전 7시). 선박 내부에서 마지막 남은 선원 1명이 나오면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 안에 고립됐던 한국인 선원 4명이 전원 구조됐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의 골든레이호 구조작업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미 동부 조지아주 세인트시먼스섬 인근 해안에서 골든레이호가 전도된 것은 8일 오전 1시 40분경. 20분쯤 후 해안경비대에 선박 전복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4∼5시에 한국인 6명, 필리핀인 13명, 미국 도선사 1명 등 20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선체에 발생한 화재로 선내 진입이 다시 어려워졌다.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돌고 습도까지 높아 한국인 선원 4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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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구조가 활기를 띤 것은 배 안에서 ‘생존 신호’가 들려오면서부터였다. 오후 6시 13분경 선박 안쪽에서 누군가 배를 두드리는 소리가 확인된 것이다. USCG 소속 존 리드 대령은 “그 소리는 정말로 구조팀에 동기를 부여했다”며 “선원들이 생존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음 날 오전 7시 바로 헬기와 구조인력이 다시 현장에 투입됐다. 낮 12시 46분 해안경비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4명이 모두 살아 있다”고 알렸다. 선원들은 드릴로 뚫은 선체의 구멍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름 7.6cm의 작은 드릴 구멍 3개로는 물과 음식이 전달되기도 했다. 생존자들이 허기를 채우고 탈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안경비대는 선체를 떼어내는 작업에 돌입했다. 불똥이 튀는 용접 방식 대신 드릴을 이용한 분해 작업을 진행했다. 해안경비대는 20∼30분 간격으로 ‘생존 신호’를 확인했다.

오후 3시 30분엔 같은 공간에 있던 선원 3명이 선박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오후 6시경 엔지니어링 칸의 강화유리 뒤편에 갇혀 있던 마지막 선원까지 구조되며 골든레이호 선원 24명 전원이 무사히 돌아왔다. 그는 컴컴한 곳에 홀로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못 견딜 것 같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고 밝혔다.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는 본보 인터뷰에서 “선체 안에 남았던 현대글로비스 직원 4명은 모두 영웅”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 4명이 미국 해안경비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노력으로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은 오늘 아침 우리 국민에게 큰 안도와 기쁨을 줬다”는 내용의 감사 서한을 보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칼 슐츠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에게도 직접 서한을 보내 해안경비대원들이 보여준 용기와 헌신을 치하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선원 전원 구조 소식을 올리며 “고맙다 USCG! 매우 잘했다!!”고 썼다.

해안경비대 구조대원들 역시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해안경비대 트위터에 올라온 13초 분량의 영상에서 리드 대령은 마지막으로 구조된 선원과 구조대원들에게 다가가 “정말 감사합니다. 놀라운 일이에요! 여러분이 이 구조를 해낸 오늘은 제 경력 최고의 날입니다”라고 외쳤다. 구조된 선원은 박수와 환호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영어로 짧지만 큰 소리로 화답했다. 진심을 가득 담은 목소리였다.

“감사합니다, 여러분!(Thanks, guys!)”

김예윤 yeah@donga.com·박효목 기자 / 브런즈윅=김정안 특파원
#현대글로비스#골든레이호 전도 사고#미국 구조대#전원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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