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토막살인’ 장대호 “죽은 놈이 나쁜 놈 알리려 자수”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0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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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2019.8.21/뉴스1 © News1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2019.8.21/뉴스1 © News1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한강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모텔종업원)에 대해 살인·사체손괴·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장대호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름여간 보강조사를 벌여왔다.

장씨는 지난 8월 8일 오전 8시께 서울 구로구의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객실 문을 열고 들어고 잠자고 있던 A씨(32·자영업)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다. 장씨는 또한 같은달 11일과 12일 사이 B씨의 사체를 훼손한 뒤 대용량 백팩과 가방 등에 담아 한강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 “나쁜 놈 알리려고 자살 대신 자수 선택”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검사 4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려 이달 8일까지 참고인 5명과 모텔 CCTV, 장씨의 휴대전화·PC,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한편 장씨와 피해자 A씨가 이전부터 아는 사이이거나 살인 교사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거 1~2년간 계좌와 통화내역 등을 조회했다.

그 결과 장씨가 3차례나 포맷시킨 모텔 CCTV를 복원해 사체유기 장면의 영상을 확보하고 객실과 옷가지, 살인에 사용된 흉기와 A씨의 혈흔이 일치하는 점을 확인해 범행을 입증했다.

또한 장씨와 A씨는 이날 처음 만난 사이로 면식범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언론 앞에서 피의자를 비난해 물의를 빚었던 장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단 한마디의 사과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장씨는 단 한번도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더구나 ‘사형을 구형해도 상관없다’는 당당함까지 보였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한 토막 시신의 신원이 밝혀지면서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살’과 ‘자수’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죽은 사람이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자수하기로 결심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장씨가 반사회성을 띠거나 ‘사이코패스’로 보이지 않았다.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그래서 정신감정의 필요성도 없다고 봤다”고 전했다.

◇ ‘다툼 상황’ ‘2시간 뒤 살해’ 과정 의문점

그러나 보름간의 검찰 보강조사에도 몇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먼저 피해자 A씨가 사건 당일 오전 6시에 모텔에 도착해서 장씨와 말다툼을 벌였지만 2시간이 지난 후에야 장씨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다.

검찰은 “통상 다툼을 벌일 경우 홧김에 그 자리에서 범행을 저지른다. 그러나 장씨는 2시간 동안 참고 있다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하고 있다. 장씨 말로는 이 2시간 동안 카운터와 자신의 방을 오가며 A씨를 죽일 방법을 생각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장씨가 범행 동기로 “A씨가 담배연기를 얼굴에 뿜으며 반말을 하고 객실료 4만원을 주지 않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날 A씨를 모텔까지 태워준 택시기사는 “A씨가 만취 상태였지만 반말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으며 택시비 잔돈까지 챙겨 줬다”고 진술했다.

또한 모텔에 도착한 A씨와 장시간 통화를 한 A씨의 부인도 “남편이 술에 취한 것 같았지만 모텔 종업원과 다툼을 벌였다는 말 대신 ‘돈을 줘도 안 받더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검찰은 현재로서 다툼을 벌일 당시 상황은 CCTV 복원에 실패해 장씨의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 A씨는 국내 국적을 취득한 조선족 출신으로, 경기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한달에 한 번씩 조선족이 많은 서울 구로구를 찾아 술을 마시고 혼자 노래방을 가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당일에도 술에 취해 택시를 잡은 뒤 “아무 모텔이나 가 달라”고 요구, 장씨가 일하는 모텔에 도착해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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