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산체스…외인 천하였던 ERA 타이틀, 혼전 속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0일 05시 30분


SK 산체스. 스포츠동아DB
SK 산체스. 스포츠동아DB
굳건하던 ‘외국인 선수판’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투수 타이틀의 꽃인 평균자책점(ERA) 1위의 행방이 혼전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7월까지 ERA 상위 5위 중 4명이 외국인 선수였다. 선두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2.00)은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1.82) 이후 8년 만의 1점대 ERA 진입을 노렸다. 2위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2.14), 3위 타일러 윌슨(LG 트윈스·2.42), 5위 케이시 켈리(LG·2.71)도 올해 ‘투고타저’ 흐름을 주도했다. 토종 1위 김광현(SK·2.65)은 전체 4위, 토종 2위 양현종(KIA 타이거즈·2.92)은 전체 8위로 처져 있었다.

그러나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판도가 달라졌다. 9일까지 ERA 1위는 여전히 린드블럼(2.12)이지만 수치가 다소 높아졌다. 그 뒤를 양현종(2.37), 산체스(2.51), 김광현(2.54)이 따라붙고 있다. ‘TOP4’의 구도가 토종2, 외인2로 달라진 것이다.

시즌 막판에 접어들 때까지 2위였던 산체스의 흐름은 다소 꺾였다. 8월부터 6경기에서 2승3패, ERA 3.99로 고전 중이다. 이전까지 19경기에서 ERA 2.14였던 모습과 딴판이다. 헨리 소사가 지친 기색을 보이자 휴식을 줬던 SK는 산체스까지 삐끗하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때 1점대까지 떨어졌던 린드블럼의 ERA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2점대 초반의 ERA라면 6이닝 2실점만 기록하더라도 소폭 상승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린드블럼은 다승·ERA·탈삼진·승률 1위에 오르며 2011년 윤석민 이후 9년 만의 투수 4관왕을 노리고 있다. 대업을 위한 경계대상 1순위는 단연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5월부터 21경기에서 ERA 1.15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4월까지의 부진을 전부 만회했다. 이제 린드블럼과 0.25 차다. 여전히 큰 차이인 건 분명하지만 지금까지 양현종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이 마냥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시즌 막판, 2위와 5위 싸움만큼이나 ERA 1위 타이틀 경쟁도 뜨거워진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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