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차임금 줄이기 안간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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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피드앤케어 매각 잠정 중단
순차입금 상반기 9조3472억 달해… 한국기업평가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올해 초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 컴퍼니를 전격 인수하며 순항하던 CJ제일제당이 암초를 만났다. 잇따른 인수합병(M&A)으로 늘어난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추진하던 CJ피드앤케어(구 생물자원사업부) 매각 작업이 최근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초부터 진행하던 CJ피드앤케어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사료 제조업체 뉴트레코와 최근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매각 가격에서 서로 이견을 보이면서 최종 무산됐다.

CJ피드앤케어는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축산업, 사료 개발 등을 담당하는 곳으로 업계에선 거래가가 최소 1조5000억 원에서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7월 기존 생물자원사업 부문을 분할해 CJ피드앤케어를 신설했다.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 CJ피드앤케어의 연매출은 지난해 기준 2조1730억 원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이 CJ피드앤케어 매각에 나선 것은 사료보다 바이오 부문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최근 크게 불어난 차입금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기준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9조3472억 원으로 지난해 7조2679억 원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이는 올해 초 슈완스컴퍼니(약 2조 원)를 인수한 게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도 지난해 3949억 원에서 올해 3544억 원으로 떨어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은 데다 최근 잇따른 투자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입금 규모가 10조 원에 가까워지면서 올해 6월 한국기업평가는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 등은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실제 신용등급이 하락하진 않았지만 부정적 전망이 나온 만큼 CJ제일제당은 차입금 규모를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전망치가 변경된 후 6개월가량 개선이 되지 않으면 실제 신용등급에 반영되는 만큼 연내 CJ피드앤케어의 매각을 성사시켜야 할 부담을 진 상태다.

CJ제일제당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 공장부지 매각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cj제일제당#차입금#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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