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참여 애경…“항공시장 재편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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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9일 0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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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2분기 기준 여객수송 실적(출처=국토교통부)© 뉴스1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2분기 기준 여객수송 실적(출처=국토교통부)© 뉴스1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면서 항공 시장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항공을 통해 저비용항공(LCC) 시장에서 성공경험을 쌓은 애경이 아시아나 인수까지 이뤄내면 대한항공을 위협하는 거대 항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서다.

여객수송량을 기준으로 하면 아시아나와 제주항공 실적이 대한항공을 웃돈다. 애경이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항공 1·2위 기업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애경의 인수전 완주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 시장 재편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3월∼6월) 기준 대한항공 여객수송 실적은 국제선 507만명, 국내선 408만명을 더해 총 915만명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의 여객수송 실적은 국제선 350만명, 국내선 330만명 등 680만명으로 조사됐다. 제주항공 수송실적은 국제선 202만명, 국내선 245만명을 더해 447만명이다. 애경이 아시아나를 품에 안으면 분기 여객수송 실적만 1000만명을 웃도는 대형 항공기업으로 단숨에 성장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주력 노선이 다르다는 점도 애경이 인수전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다.

2분기 기준 대한항공 노선 점유율(국제선)은 동남아 21.55%, 중국 20.38%, 일본 19.11%, 북미 13.88%, 구주 8.8% 순이다. 여행수요가 많은 동남아·중국 등 비율이 높긴 하지만 북미 점유율만 15%에 육박할 정도로 장거리 노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나 노선 점유율은 중국 28.58%, 일본 22.36%, 동남아 20.26%, 북미 9.31%, 구주 7.89% 순으로 대한항공과 비교해 중거리 구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39.18%), 동남아(27.18%) 등 단거리 비중이 높은 제주항공에 아시아나를 더하면 애경은 중·단거리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는 항공기업으로 거듭난다.

항공이 그룹 주력으로 자리매김한 애경 입장에서 아시아나 인수는 그룹의 외형확대를 도모할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애경 매출규모는 4조1304억원으로 이중 30.4%인 1조2593억원은 제주항공에서 나왔다. 매출 1조6265억원을 기록한 화학부문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아시아나 인수로 LCC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중·단거리 시장을 장악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덩치를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에 실패해도 30년 동안 쌓은 아시아나의 영업 노하우 등을 실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며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는 여러 이점을 고려한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애경의 자금력이다.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계열사로 둔 아시아나를 인수하려면 지주사가 직접 주체로 나서야 한다. 애경 지주사인 AK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분기 기준 2000억원가량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애경이 자금조달을 위해 증권사 등과 접촉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등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예비입찰에 참여한 만큼 조만간 자금조달 방안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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