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밀 유출”“포렌식 자료”… 근거없는 주장 편 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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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파문 확산]청문회 ‘피의사실 공표 논란’ 팩트체크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의 핫이슈 중 하나는 검찰의 수사기밀 유출과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료의 신빙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을 땐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마치 검찰 수사 자료인 것처럼 호도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폭로 내용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검찰이 흘린 피의사실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웠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가 2007년 8월 26일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에게 보낸 의학논문 초고 파일의 문서 속성 정보가 대표적이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검찰) 포렌식을 통해 저 파일(딸이 작성한 논문)이 서울대 법대 소속 PC로 작성됐다는 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 자료는 수사기관에서 압수해 가져갔을 때 나오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자료”라며 검찰의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도 백 의원이 “(이 문서를 작성한 컴퓨터는) 후보자의 집에 있던 컴퓨터다. 그렇죠?”라고 묻자 “그렇게 보인다”고 답했다.

하지만 문서 속성 정보는 검찰 포렌식 자료가 전혀 아니다. 검찰 관계자는 “포렌식 자료가 유출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워드나 한글 등 문서 파일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마우스 클릭만으로 문서의 작성자와 작업일시, 소속기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조 씨가 제출한 논문 초고 파일의 문서 속성 정보에는 작성자와 최종 저장자가 모두 조 후보자로 나와 있고, 회사명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으로 돼 있다. 콘텐츠 작성일은 ‘2007년 8월 26일 오후 10시 6분’이다.

장 교수는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와 대한병리학회에 이 파일을 보냈다. 검찰도 장 교수의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병리학회는 조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을 철회하는 이사회를 할 때 초고 파일과 그 파일의 문서 속성 정보를 이사진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는 조 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사진을 조 후보자에게 보여주며 “검찰이 압수수색한 표창장은 저한테도 들어와 있다”고 주장한 것도 논란이 됐다. 이 표창장에는 조 씨의 주민등록번호가 적혀 있고 동양대 최성해 총장의 빨간색 직인이 찍혀 있다. 조 후보자도 “그것은 아마 압수수색을 해서 확보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는 컬러 원본이 아닌 ‘흑백 복사본’인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되자 박 의원은 8일 “조 후보자나 따님, 검찰에서 입수하지 않았다. 의정활동 차원에서 입수활동 경위를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1일 공개한 조 씨의 한영외고 시절 생활기록부를 놓고도 여당은 검찰의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6일 “기존 확인된 2건(조 씨와 검찰) 이외에 한영외고 교직원이 조회한 1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황성호·이호재 기자
#조국 의혹#검찰#수사기밀 유출#피의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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