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쿠, US오픈테니스 우승… 19세 소녀, ‘38세 전설’을 무너뜨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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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전서 세리나 꺾고 ‘새 역사’… 2000년대 출생 메이저 첫 제패
3월 파리바오픈 챔프 뒤 급부상… 세리나, 출산 뒤 준우승만 4번째
메이저 최다 우승 타이 또 실패

캐나다의 비앙카 안드레스쿠가 8일 열린 US오픈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미국의 세리나 윌리엄스를 제압하고 우승한 뒤 포효하고 있다. 경기 내내 ‘돌부처’처럼 냉정한 표정을 유지하던 안드레스쿠는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고 나서야 환하게 웃었다. 뉴욕=AP 뉴시스
캐나다의 비앙카 안드레스쿠가 8일 열린 US오픈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미국의 세리나 윌리엄스를 제압하고 우승한 뒤 포효하고 있다. 경기 내내 ‘돌부처’처럼 냉정한 표정을 유지하던 안드레스쿠는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고 나서야 환하게 웃었다. 뉴욕=AP 뉴시스
8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스타디움의 아서애시 코트에 모인 2만3000여 명의 관중은 세리나 윌리엄스(38·미국·8위·사진)의 샷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세계 최대 코트에 모인 미국의 ‘홈팬’들은 윌리엄스 본인만큼이나 30대 후반 노장의 우승을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이런 희망은 19세 신예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15위) 앞에서 무참히 무너졌다.

안드레스쿠가 윌리엄스를 2-0(6-3, 7-5)으로 완파하고 2019년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테니스 여자 단식 패권을 차지했다. 안드레스쿠의 사상 첫 메이저 타이틀. 또한 2000년대 출생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며 상금 385만 달러(약 46억 원)를 챙겼다.

캐나다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안드레스쿠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처음으로 US오픈 여자 단식 본선 첫 출전에서 곧바로 우승까지 차지한 선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안드레스쿠는 두 차례 US오픈 예선에 나서 본선 무대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탈락했다. 또한 메이저대회 본선 네 차례 출전 만에 우승해 1990년 프랑스오픈에서 모니카 셀레스(미국)가 세운 최소 출전 우승 기록(4개)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루마니아 부모를 둔 안드레스쿠는 170cm 키와 단단한 하체에서 나오는 강력한 포핸드가 주무기이지만 네트플레이와 지능적인 샷 구사력 등을 두루 갖춰 ‘완성형 선수’로 불린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세계 랭킹 150위권이었던 그는 3월 BNP 파리바오픈과 로저스컵 등 메이저대회 다음 급인 프리미어대회를 제패하며 급부상했다.

무엇보다 안드레스쿠는 10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냉정함을 갖췄다. 첫 세트를 따내고 맞은 2세트에서 게임스코어 5-1로 앞서다 5-5까지 몰렸다. 미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도 안드레스쿠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안정적인 랠리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가져왔다. 이어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절묘한 포핸드로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가져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안드레스쿠는 “(관중은) 아마 윌리엄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기대하셨을 텐데 내가 이겨서 죄송하다(웃음). 전설적인 선수인 윌리엄스를 상대로 결승전을 치른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며 감격해했다.

2017년 출산 후 지난해 코트에 복귀한 윌리엄스는 복귀 후 총 네 차례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라 모두 준우승했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 타이(24회·마거릿 코트 보유) 달성도 다음으로 미뤘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us오픈테니스#비앙카 안드레스쿠#세리나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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