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톤급 크레인 떠내려가고 방파제 유실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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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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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하면서 광주와 전남지역에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3000톤급 트레인선이 떠내려가고 1만6000여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40년 넘게 5·18 현장을 지킨 소나무가 쓰러지고 도로 파손, 방파제 유실, 과수 농가 낙과와 벼 침수 등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7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광주·전남 곳곳에서 피해 신고가 잇따르면서 피해가 추가되고 있다.

현재까지 광주는 간판피해 44건과 가로수 쓰러짐 27건, 전신주 신고 7건 등 243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 전남은 간판 떨어짐 등 신고가 98건, 가로수 쓰러짐 등 331건이 접수됐다.

◇정전으로 복구 작업 ‘한창’

강한 바람으로 전선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광주와 전남지역 1만6853호가 정전됐다.

광주는 남구 월성동과 북구 오치동 등 2개 지역에서 606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월성동은 이날 오전 5시쯤 강풍으로 전선에 문제가 생기면서 184가구에 단전됐다.

오치동에서는 오전 7시7분쯤 공사장 가림막이 쓰러져 전신주를 건드리면서 정전이 발생해 424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전남에서도 1만6000가구 넘게 정전 피해를 봤다. 전남 순천 외서면에서는 오전 5시55분쯤 면사무를 비롯해 7개 리 지역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1시간여 만에 복구됐지만 200여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이밖에도 신안 4286가구, 진도 1315가구, 장흥 1370가구, 영광 1525가구, 광양 1796가구 등 8개 시군에서 전기가 끊겼다. 현재 일부는 복구가 완료됐지만 섬지역이 많은 신안 등 2000여가구는 정전 복구가 진행 중이다.

◇도로 파손·방파제 유실…농작물 피해도

진도군 의신면에서는 해안도로 일부가 유실돼 진도군이 긴급 점검에 나섰다.

진도는 이날 오전 최대 풍속 초속 40m의 강풍과 함께 높은 파도가 일면서 의신면 해안도로 초평~회동간 20m의 도로가 파손돼 떨어져 나갔다.

도서개발사업으로 개설된 이곳 도로는 노후와 잦은 파도 침식으로 보수가 시급한 상태로, 진도군은 일단 차량을 통제한 후 태풍이 지나가면 정밀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안 가거도에서는 오전 3시27분쯤 순간 최대풍속 초속 52.5m의 바람과 150여㎜에 달하는 비가 내리면서 가거도 방파제 옹벽 50m가 유실됐다. 공사용 사석들이 연안여객선 접안 부두로 밀려와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가거도 방파제는 슈퍼태풍에도 끄떡하지 않는 방파제를 만들겠다며 내년 말 완공 목표로 2만4000톤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16개를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돼 왔다.

이와함게 장흥 회진 신상항에는 방파제 사석 5m가 유실됐고, 해남 화산 구성항에는 가드레일 35m 파손과 석축 10m가 유실되는 피해가 있었다.

신안과 진도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학교 담장이 무너지거나 펜스가 휘는 등 전남지역 학교 피해도 4건의 피해 접수가 있었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벼 도복 2814㏊와 조사료 도복 45㏊, 콩 도복 5㏊가 발생했다. 과수 낙과피해도 835㏊ 이른다. 농업시설물도 1.6㏊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농작물 도복 피해는 해남 1000㏊, 강진 398㏊, 나주 350㏊, 보성 228㏊, 영암 160㏊, 장성 71㏊ 등이었다.

과수 피해는 배 주요 재배단지인 나주가 465㏊의 피해를 입었고 순천 98㏊, 영암 60㏊, 보성 56㏊, 신안 50㏊ 등으로 집계됐다.

양식어가의 피해도 있었다. 신안군 흑산도에서 전복 4개어가 300칸, 우럭 1개어가 60칸이 피해를 입었다. 또 완도 보길도에서는 가두리 닻의 파손으로 시설 뒤엉킴이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연장 조사 중이다.

◇3000톤급 배 떠내려가고, 주택 파손되고

목포에서는 북항으로 피항한 3000톤급 크레인선 밧줄이 끊어져 바다로 740m가량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경비정 4척과 연안구조정 1척, 서해특구단을 현장으로 급파해 홋줄 보강작업을 실시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와 함께 목포 갓바위 해상 보행교 부재 1개가 탈락하고 공사장 안전펜스가 파손돼 긴급 정비에 나섰다. 신안 흑산도에서는 어선 6척이 침수.침몰되는 일도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남 화산면 평호마을에서는 주택 1가구의 지붕이 파손돼 주민 4명이 마을회관으로 임시 대피했으며, 해남읍 주유소 주유기 1대가 넘어졌으나 기름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 강풍으로 진도군 지산면의 한 태양광 시설 12개가 떨어져 날아가 인근 차량을 파손하고, 조도면 나배마을의 담장과 비닐하우스가 파손됐다는 피해접수도 이어지고 있다.

신안군 흑산도에서는 쓰레기매립장과 생활폐기물 소각장이 강한 바람에 파손되기도 했다.

광주 북구 망월동 5·18구묘역인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는 소나무가 강풍에 쓰러져 묘지를 덮쳤다.

13m가 넘는 이 소나무는 묘역과 관리사무소 사이에 있는 4그루 중 하나로 묘지 수호목 역할을 해왔다. 80년 5·18민주화운동 이전부터 망월묘역을 40년 넘게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광주 광산구 전남공고 앞에서는 신호등이 파손되거나 동구 지산동에서 2순환도로 진출 공사현장의 가림막이 무너졌다는 신고 등이 접수됐다.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피해접수는 아직 이어지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하늘길 풀렸지만 뱃길 통제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면서 통제됐던 하늘길의 일부 운항이 제개됐다.

태풍으로 인해 이날 광주·무안·여수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광주에서 김포와 제주로 향하는 항공 3편이 결항됐고, 여수공항에서도 항공기가 모두 결항됐다.

반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낮 12시30분에 무안공항에 도착하는 등 항공운항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함께 목포·여수·완도 53개 항로 75척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된 상황이다. 전남에서는 6개 해상교량이 통제됐다가 현재는 모두 통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또 무등산과 지리산, 월출산,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의 출입은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태풍경보, 강풍 경보로 대체

광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태풍 ‘링링’이 지나가면서 광주와 전남지역 태풍특보는 모두 강풍경보로 대체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지역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신안 가거도 145㎜, 지리산 구례 성삼재 135.5㎜, 광양 백운산 96.5㎜, 화순 이양 74㎜, 광주 27.3㎜ 등의 비가 내렸다.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순간 최대풍속은 신안 가거도 52.5㎧를 최고로 신안 홍도 43.9㎧, 진도 서거차도 40.7㎧, 광주 무등산 33.8㎧ 등의 강풍이 불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서해안 등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계속 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산발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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