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조국 ‘데스노트’ 안 올린다…“대통령 임명권 존중”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7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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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대의차원…개혁 선두서 험준고령 함께 넘겠다"
'데스노트' 향한 관심에 부담느껴 판단 유보·장고 거듭
檢 향해 "사법개혁 조직적 저항"…한국당엔 "무능에 유감"

정의당이 7일 장고(長考) 끝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 후보,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정의당은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꿋꿋이 개혁의 길로 나가신다면, 정의당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개혁의 선두에서 험준고령을 함께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조 후보자의 딸과 부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조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올릴지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정의당은 그동안 공직후보자에 대한 적격·부적격 여부를 판단해 발표해왔다. 정의당이 부적격으로 적시한 후보가 대부분 낙마하자 ‘정의당에 찍히면 죽는다’는 속설과 함께 명단에 ‘데스노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의당은 조 후보자를 사법개혁 적임자라 평가하면서도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정의당이 강조해온 공정·정의라는 가치에 반한다는 점에서 판단을 유보해왔다.

정의당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소명 요청서를 보내 당 차원의 별도 검증까지 진행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지난달 26일 국회를 찾아 2시간 여 가까이 조 후보자 딸에 대한 각종 의혹과 후보자 일가가 운영하고 있는 웅동학원 관련 소송, 후보자 가족의 부동산 거래 및 사모펀드 조성 논란 등을 설명했다.

정의당은 별도 소명을 들은 뒤에도 조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쉽사리 내리지 못했다. 그동안 다른 이슈들에 비교적 선제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 같은 신중론에는 정의당 데스노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의당의 데스노트를 겨냥, ‘야합노트’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당이 표방해온 개혁정당, 청년을 위한 정당이라는 이미지와 어긋날 수 있다는 점도 고심의 이유였다.

앞서 심 대표는 조 후보자에 대해 “국민은 특권 엘리트층의 삶을 여과 없이 살아온 조 후보자가 스스로 특권층의 벽을 허물고 기득권층의 저항을 뚫어 사법개혁을 밀고 갈 수 있는지, 과연 그 적임자인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심 대표는 입장 발표를 통해서도 “이번 검증과정을 통해 드러난 조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부와 지위가 대물림되는 적나라한 특권사회의 모습은 청년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주었다”며 “조 후보자가 거듭 성찰하고 사과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은 조 후보자가 확고한 사법개혁 의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초래한 신뢰의 위기를 딛고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조 후보자와 대통령께서는 최종 결정 이전에 후보자 부인이 기소까지 된 지금의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여 어떤 선택이 진정 사법개혁을 위한 길인가 깊이 깊이 숙고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정 의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적격 판단을 내림과 동시에 검찰의 수사를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하고, 한국당을 향해서는 “무능하다”고 꼬집었다.

심 대표는 “조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국회의 시간과 국민의 시선을 세차게 흔들어온 검찰 수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청문회에 앞서 진행된 대대적인 압수수색도 이례적일 뿐 아니라 검증 과정 내내 검찰 유출로 의심되는 정보와 자료가 자유한국당과 언론을 통해 노출돼온 상황은 후보자 적격성 여부를 넘어 사법개혁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정치적 행위의 진의를 엄중히 따지고 사법개혁에 대한 검찰의 조직적 저항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청문회는 참담하게 끝이났다. 한국당과 언론에서 무분별하게 쏟아낸 수많은 의혹은 어느 하나도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인사청문제도의 권능을 스스로 무력화시킨 제1야당 한국당의 무능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성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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