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색깔 다른 마을 길… 향기 다른 쉼터
더보기

색깔 다른 마을 길… 향기 다른 쉼터

안동·경주·영천=김동욱 기자 입력 2019-09-07 03:00수정 2019-09-07 04:2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여행|안동 경주 영천|
하회마을.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여행하기 좋은 시기다. 바람은 선선해졌지만 녹음은 여전히 짙다. 여름내 괴롭히던 햇살이 어느새 상쾌하게 바뀌었다. 경북 경주, 안동, 영천은 이 시기에 잘 어울리는 장소다. 하루 한 곳을 정해 천천히 돌아다니기도 좋고, 하룻밤이나 이틀밤 정도를 머물며 세 곳 모두 돌아봐도 괜찮다. 정중동(靜中動)의 매력을 갖춘 세 도시 전부 특색 있는 마을을 품고 있다. 마을 근처에는 포인트가 될 만한 여행지도 많다. 골라서 가기 힘들 정도다.

○ 안동 하회마을과 만휴정

안동 하회마을은 손꼽히는 국내 여행지다.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풍산 류씨 가문이 600여 년간 터를 잡고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집성촌이다. 명품 고택들이 즐비하고 기와 가옥과 초가 가옥이 비빔밥처럼 잘 어울려 있다.

하회마을은 딱히 방문지를 정하지 않고 슬슬 돌아보기 좋다. 나지막한 돌담을 따라 걷는 즐거움이 있다. 큰길을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하회마을의 정취가 더욱 느껴진다. 전동카트(1시간에 약 2만 원)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지만 마을 자체가 1∼2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어 걷기를 추천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놓치면 아깝다.

주요기사

만휴정.
마을 한쪽을 둘러싸고 있는 만송정 숲은 고요하다. 수령 90∼150년 된 소나무 100여 그루와 마을 사람들이 심은 작은 소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 병풍처럼 펼쳐진 부용대를 볼 수 있다. 의자에 앉아 S자로 굽이 흐르는 낙동강과 부용대를 보면 시간마저 천천히 흐른다. 부용대 정상은 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다. 주차장에서 450보를 걸어 올라가면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림 같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만휴정만을 위해 안동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최근 뜨는 인기 여행지다. 마을 입구 주차장에 주차하고 10여 분 정도 걸으면 폭포와 계곡 위에 세워진 자그마한 정자가 보인다. 풍경이 운치 있고 계곡물 소리도 정겹다. 정작 사람들은 정자나 계곡, 폭포에 큰 관심은 없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계곡 위의 정자 쪽을 잇는 폭이 좁은 다리 때문이다. 지난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곳이 나온 이후 방문객 대부분이 다리 중간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 경주 교촌마을과 서출지

교촌마을 월정교.
경주 교촌은 경주향교와 최씨고택을 중심으로 조선 시대 전통 한옥마을이 조성된 곳이다. 최부잣집이라 불리는 경주 최씨 가문이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았다. 조선 시대 명망 있는 집안으로 일제 강점기 의병장과 독립운동가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했다. 만석 이상 부를 축적하지 않고 베풀고 나누는 미덕을 지켜왔다. 마을에 있는 한정식집 요석궁에서는 최부잣집 가정식(2만9000∼6만9000원)을 제공한다.

교촌마을이 여행지로 유명해진 이유는 다양한 체험활동 덕분이다. 한복체험은 기본이다. 도자기에 그림그리기, 전통누비로 팔찌 발찌 머리띠 만들기, 떡메치기와 떡케이크 만들기, 한지공예, 금관 만들기, 다도체험, 고추장·막장 담그기 등 정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또 국악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 활동이 가능하다. 자전거를 빌려서 영화 주인공처럼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교촌마을의 밤은 로맨틱하다. 2008년 복원을 시작해 지난해 일반인에게 개방된 월정교가 밤에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월정교의 야경은 연인들과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기 충분하다. 멀리서 보는 월정교도 아름답지만 월정교를 걸어서 건너보면 새롭게 느껴진다.

서출지.
교촌마을 근처 서출지라는 연못이 있다. 경주 남산 서편에 포석정과 삼릉이 있다면 동편에는 서출지가 있다. 정자와 연못이 전부다. 심심한 풍경이라 느낄 법하지만 밍밍한 평양냉면 같다. 자꾸 풍경이 생각나고 귓가에 바람소리가 난다. 고요한 연못 주위의 약 200m 둘레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계절과 자연의 변화가 그대로 느껴진다. 연못을 가득 채운 연꽃,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소나무와 배롱나무 등 모든 것이 정겹게 다가온다. 특히 해가 질 무렵 이곳에서 느껴지는 풍광은 모네의 그림이 부럽지 않다.

한의마을.
○ 영천 한의마을과 양조장

영천 한의마을은 올해 생긴 뉴타운 같은 곳이다. 우선 영천과 한약을 이야기하자면 영천은 국내 한약재의 최대집산지이며 한약재 유통의 중심지다. 1960년대부터 한약재 유통의 중심 도시로 컸고, 현재는 한약재 유통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리 구하기 어려운 한약재도 영천에서는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날 정도다. 거래되는 약재는 약 480여 종에 이른다.

한의마을 입구에서부터 한약 향이 느껴진다. 마을에서는 한약과 관련된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커다란 모니터 앞에서 얼굴 사진을 찍고 질문에 체크하면 자신의 체질을 알려 준다. 다음 전시관으로 가면 자신의 체질에 맞는 약재들은 물론 음식도 추천받을 수 있다. 한방 족욕 체험과 한방 비누 만들기 등 아이들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마을 곳곳에 곰, 개, 다람쥐 등 캐릭터들이 숨어 있다. 이들은 사람이 되는 비법을 알기 위해 허준 선생을 찾아 한의마을에 왔다고 한다. 마을 주막에는 파전에 막걸리를 먹고 있는 곰도 만날 수 있다. 그 앞에서 인증샷은 필수다.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풍부한 영천은 전국 최대의 포도 산지이기도 하다. 포도 농가들은 집에서 와인을 만들어 왔는데 이제는 그 규모가 커졌다. 전국 각지로 판매를 하고 있고, 해외 와인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품질도 높다. 20여 개의 와이너리(양조장)에서 와인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직접 와인을 만드는 체험으로 1∼2시간 정도 걸린다. 포도밭에서 자신이 고른 포도(2kg)를 가져와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은 뒤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양조장의 포도밭.
○ 여행정보

팁+ △재미있게 와인을 만들었다면 그 이후 과정이 중요하다. 전문가가 알려준 대로 실천하긴 쉽지 않다. 6개월 뒤 직접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점만 잘 기억하자. △안동 하회마을과 영천 한의마을에서는 숙박이 가능하다. △부용대 정상은 펜스가 없으니 안전에 주의하자. △교촌마을에 교촌치킨은 없다. 대구 출신이다. △외국인들을 위해 서울시와 7개 지방 자치단체가 협력해 하회마을, 한의마을 등을 1박 2일로 둘러볼 수 있는 케이트래블 버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감성+ △안동소주, 경주법주, 영천와인: 안동, 경주, 영천은 제각기 특색 있는 술로 유명하다.

여행지 지수 (★ 5개 만점)

△바람소리 듣기(서출지) ★★★★★
△인증샷 제대로 찍기(만휴정) ★★★★★
△친구들에게 사진 자랑하기(부용대) ★★★★
△재미있는 체험 즐기기(교촌마을) ★★★★☆
△아이들에게 역사교육(하회마을) ★★★★
 
안동·경주·영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안동#경주#영천#국내 여행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