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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예산 빼가며 ‘한국 더 내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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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예산 빼가며 ‘한국 더 내라’ 메시지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입력 2019-09-06 03:00수정 2019-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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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한미군 예산 국경장벽에 전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내외 127개 군사시설 건설 예산 36억 달러(약 4조3450억 원)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쓰기로 했다. 특히 해당 군사시설 건설은 ‘취소’가 아닌 ‘지연’이며 동맹국과 비용 분담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추석 직후 열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 측이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임을 예고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자금 집행이 연기된 프로젝트에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 벙커인 경기 성남시 ‘탱고 지휘소’, 전북 군산시 미 공군기지의 무인항공기 격납고 건설 사업도 포함됐다. 두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총 7050만 달러(약 850억 원)다.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4일(현지 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국경장벽 건설에 군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군 건설 프로젝트를 연기했다. 그 대신 이를 175마일(약 280km)의 남부 국경장벽 건설에 쓰기로 한 계획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또 “36억 달러의 절반은 미국 또는 미국령에서 추진하기로 했던 사업, 나머지는 미군이 외국에서 수행하는 건설 프로젝트에 전용한다. 이 127개 사업은 의회가 새로운 예산을 부여하면 다시 착수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미 정부는 이번에 마련한 돈으로 총 11곳의 국경장벽 건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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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장벽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다. 백악관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군 예산 전용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번에 연기된 127개 사업 중 미국 내에서는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유타, 플로리다 등 23개 주의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콜로라도주 우주 시설, 알래스카주 미사일 발사장 확장 등도 연기될 처지다.

해외 시설에는 한국, 일본 등 총 19개 국가가 포함됐다. 독일이 8건으로 가장 많다. 일본도 요코스카 해군기지와 가데나 공군기지 등 5곳이 포함됐다. 이 외에 영국(4건), 한국과 폴란드(이상 2건), 그리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터키(이상 1건) 등이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한국만이 아니라 해외 모든 프로젝트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자국 상황 등을 감안해 승인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탱고 지휘소와 군산 미 공군기지에 대한 예산 집행 중단이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등으로 인한 한미동맹의 균열 조짐과는 상관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탱고 지휘소와 군산 미 공군기지 관련 예산의 집행 중단은 결과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의 주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올해 초에도 탱고 지휘소 운영 및 보수비 일부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이 동맹국들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한국, 일본, 필리핀을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미국이 많은 돈을 썼지만, 이젠 각국이 알아서 비용을 분담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특파원
#미국 행정부#미군예산#멕시코 국경장벽#탱고 지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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