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월드컵 예선, 선수단 리듬관리가 중요해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6일 05시 30분


아시아 전역을 돌아다녀야 하는 월드컵 2차 예선은 컨디션 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동 시간은 물론 시차와 환경 적응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의 지혜를 더욱 필요로 하는 이유다. 스포츠동아DB
아시아 전역을 돌아다녀야 하는 월드컵 2차 예선은 컨디션 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동 시간은 물론 시차와 환경 적응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의 지혜를 더욱 필요로 하는 이유다. 스포츠동아DB
“아시아 예선은 변수가 훨씬 더 많다.”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지난달 26일 대표팀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2022카타르월드컵을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될 9월 A매치 시리즈를 앞두고 ‘가장 고민한 부분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5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마친 대표팀은 10일 아슈하바트로 장소를 옮겨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1차전을 갖는다. 벤투 감독이 밝힌 ‘변수’는 이동시간과 시차, 환경이다.

3~4시간 이내에 어디든 당도하는 유럽과 아시아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이나 중국 등 같은 동아시아 권역이 아니라면 상당히 긴 비행시간이 불가피하다.

동남아시아도 5~6시간이 소요된다. 유럽과 맞닿은 중동은 10시간 이상 필요하다. 물론 직항노선이 열린 경우에 한해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속한 오세아니아 호주도 비행시간 10시간 이상이고, 국내선 경유를 하면 15시간을 훌쩍 넘어간다. 장거리 이동만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시차도 있다. 중국은 1시간, 동남아는 2시간으로 별 차이가 없으나 중동과 중앙아시아는 4시간30분~6시간의 차이를 보인다. 오히려 유럽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지구 남반구의 호주는 우리와 정반대의 기후를 보이고, 동남아는 고온다습한 날씨, 서아시아는 건조하며 뜨거운 날씨다. 같은 날 장소만 달리하면 겨울부터 여름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륙이 아시아다.

따라서 선수단의 생체리듬 관리가 중요하다. 월드컵 예선은 ‘전시 체제’다. 내용보다 결과가 우선시되며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래서 대표팀은 6시간 시차의 터키에서 몸을 먼저 덥힌 뒤 4시간 시차의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하는 동선을 짰고, 인원을 정예 엔트리(23명) 대신 26명으로 넉넉히 뽑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솔직히 2차 예선 스케줄은 나은 편이다. 연내 대부분 원정이 잡힌 가운데 가장 부담이 큰 중앙아시아(투르크메니스탄), 중동(레바논) 원정이 각각 이달과 11월 진행되고, 같은 달 연달아 경기를 소화할 예선 2연전(10월, 내년 3·6월)은 홈~원정과 홈 2연전으로 잡혔다.

하지만 내년 후반기 시작할 최종예선에서 스케줄이 꼬이면 중동을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다음 경기를 갖는 불편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특히 K리그와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 몸담은 이들의 피로누적이 걱정스럽다. 이른 바 ‘역시차’다.

2시간 시차에 적응하려면 타이트하게 잡아도 하루가 필요하다는 것이 스포츠 의학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바뀐 환경까지 더하면 더욱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보름 이상의 준비기간이 주어질 국제대회 본선과 달리 예선은 여유가 없다. 원정길에 오르며 벤투 감독이 남긴 “지금껏 준비해온 상황과는 다른 단계에 돌입했다”는 발언에는 태극전사들 모두가 몸과 마음을 단단히 해야 한다는 주문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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