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교수 “7년 진행된 연구인데…조국 딸 2주인턴에 1저자 누가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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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5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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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나와 여야의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합의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2019.9.4/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나와 여야의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합의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2019.9.4/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인 조모(28)씨가 2009년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논문 연구 결과는 2005년에 중간발표가 있었던 연구로 단 2주 동안 실험에 참가한 조씨가 연구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제1저자가 된 것은 ‘선물저자’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정욱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는 5일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2009년에 논문으로 출판된 연구의 중간 결과가 2005년에 대한소아과학회 제55차 추계학술대회에서 구두발표됐다”면서 “두 논문을 보면 제목이나 내용이 동일해 2005년도 연구에서 추가 연구를 통해 2009년도 논문이 완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조모씨가 1저자로 이름을 올린 2009년 논문이 있기까지 중간 과정의 2005년 논문이 있었고, 그보다 전인 2002년 실험을 위한 혈액 샘플이 수집됐기 때문에 적어도 7년 이상의 노력이 담긴 연구라는 주장이다. 이 연구에 대한 구상이나 파일럿 연구는 2002년보다도 전에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은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실린 ‘출산전후(주산기)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 연구다. 한영외고 2학년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낸 성과란 게 조씨의 주장이다. 당시 교신저자는 지도교수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였다.

서정욱 교수에 따르면 장 교수는 2005년 제55차 대한소아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주산기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과 endothelial nitric oxide synthase (eNOS) 유전자다형태(Polymorphism)의 연관에 관한 연구’ 논문의 초록을 발표했다. 당시 제 1저자는 장 교수와 강모씨, 현모씨가 등재돼 있었다.

2005년과 2009년의 발표된 두 논문은 초록과 제목이 내용상 동일하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또한 연구 목적도 ‘주산기 저산소성-허혈성 뇌증을 보인신생아에서 eNOS 유전자 다형태의 역할을 규명하는 것’으로 같다고 본다.

다만 연구 방법이 추가되면서 유전자 분석 결과가 일부 추가됐다. 이에따라 결과도 약간 달랐다. 2005년 연구에서는 “VNTR 유전자의 다형태와 주산기 저산소성허혈성 뇌손상의 유의한 연관성을 규명할 수 없었고 다른 종류의 eNOS 다형태 유전자을 포함하고 보다 많은 환아를 대상으로 한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지만 2009년 연구에서는 “주산기 저산소성허혈성 뇌손상은 Glu298Asp의 G 대립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5년에는 연관성을 규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4년동안의 추가 연구를 통해 연관성을 규명해 낸 것이다. 서 교수는 2005년 연구 이후 실험 방법의 추가를 통해 유전자 다양성의 차이를 찾아 낸 것이 두 연구의 차이점으로 분석했다.

서 교수는 “2009년 연구는 2주 동안 수행된 것이 아니라 2002년 혹은 그 이전부터 준비돼 7년 이상 지속된 연구의 결과”라면서 “7년동안 연구자가 바뀌고 방법이 개선되는 과정을 겪었지만 단 2주일동안 참여한 연구자가 연구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7년 동안의 연구를 뒤엎을 만한 획기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기여를 하지 않고서는 제1저자가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는 것은 놀랍다”면서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논문에 합당한 기여를 했다고 반박한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대국민 기자간담회에서 “(단국대) 장 교수의 인터뷰를 보니 제 아이가 놀랍도록 (인턴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하고 우리 아이가 영어를 좀 잘 하는 편”이라며 “실험에 참석하고 연구원들의 연구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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