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난항? 다 영국탓” vs 英 “EU도 대책 내놔야”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5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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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영국, 백스톱 놓고 남탓 공방 가열
EU "英 총선하면 논의 중단될 수도"

진전 없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를 놓고 영국 정부와 EU가 ‘남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브렉시트 협상안의 핵심인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의 국경 문제, 즉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고 비난하면서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영국 측 협상단은 백스톱의 교착 상태를 해결할 어떠한 제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브렉시트 협상이 현재 “마비” 상태라고 말했다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FT가 확보한 EU 외교문서에 따르면 바르니에 대표는 EU 27개국 외교관들에게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EU 시장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이 없어 “우리는 현재 마비 상태다”라고 전달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이날 영국의 데이비드 프로스트 브렉시트 수석보좌관과 6시간 논의를 마친 뒤 이같은 외교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바르니에 대표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영국과 균형을 맞추지 못할 경우 FTA 개정은 힘들 수도 있다”며 “영국과 ‘미래 관계 정치 선언’을 할 때의 정치적 야심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바르니에 대표의 비난에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바클레이 장관이 영국 주재 EU 대사들과 만나 논의한 회의록에 따르면 그는 “브렉시트 대안을 제시할 책임은 영국과 EU 모두에게 있다”며 EU가 공동책임 사안을 영국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상에 참가한 EU 관계자는 바클레이 장관의 주장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영국 정부는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도 아니라면 영국 정부는 아직 공유할 수 없는 어떤 계획은 갖고 있는데 이 내용이 상식을 뛰어넘어서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스톱이란 영국이 EU를 탈퇴한 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국경이 강화(하드보더·hard border)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한 조항이다. 양측의 자유로운 왕래와 통관을 보장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영국 전체를 EU 관세 동맹에 잔류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EU와 협상을 통해 만든 이 조항에 대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의 경제 주권을 침해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문제는 삭제된 백스톱에 대한 대안을 존슨 행정부가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EU 관계자들은 “존슨 총리가 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는데 사실 아무런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영국에서 조기 총선이 시작되면 EU와의 논의는 완전히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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