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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0여일 기싸움만… 증인-시간-자료 없는 ‘3無 청문회’ 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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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0여일 기싸움만… 증인-시간-자료 없는 ‘3無 청문회’ 될판

김지현 기자 , 최고야 기자 입력 2019-09-05 03:00수정 2019-09-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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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파문 확산]조국 청문회 6일 개최 합의
“아는 건 아는 대로,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할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승강기에서 내리고 있다. 조 후보자는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말씀드리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뉴스1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6일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하면서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를 송부한 지 23일 만에 청문회가 열리게 됐다. 하지만 여야가 청문회 일정과 증인 채택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며 시간만 허비한 탓에 청문회는 증인, 시간, 자료 없는 ‘3무(無)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여야 원내 지도부 이해 맞아떨어지며 막판 합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예상을 깨고 4일 조 후보자 청문회를 합의한 것은 두 사람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진 게 주효했다. 민주당으로선 아무리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재요청하면서 임명 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청문회라는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명하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한국당도 제1야당으로서 청문회도 치르지 못하고 조 후보자 임명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민주당 일각에선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가 내년 총선까지 후폭풍이 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당 내에선 전날 밤까지 청문회 개최를 놓고 격론이 오갔다. “청와대가 임명 강행을 예고한 상황에서 청문회를 여는 건 임명에 명분만 제공할 뿐”이라는 강경론과 함께 “조 후보자의 거짓말을 국회 속기록에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 추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결정타로 쓰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청문회라는 국회가 해야 할 고유 책무에 대해 많은 이견이 있었지만 책무를 이행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두 원내대표가 청문회 개최를 합의하자 한국당에선 불만이 여전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나 원내대표를 향해 “왜 핵심 증인 채택 없는 하루짜리 청문회에 합의했느냐”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김진태 이은재 의원 등은 불만 표시 차원에서 이날 법사위 전체 회의에 들어가지 않았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굴욕적,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고 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나 원내대표는) 당의 내일을 위해 그만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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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법사위원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을 열고 “국회의 권위와 존엄을 실추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땅속에 처박는 결정”이라며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다만 바른미래당 소속 다른 법사위원의 청문회 참석은 개별 판단하기로 해 채이배 의원은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 조국, 청문회에서 위증하면 처벌될 수도


어렵게 합의했지만 청문회가 하루인 데다 증인 채택을 강제할 수 없는 만큼 맹탕 청문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소관 상임위원회가 증인을 출석시키려면 청문회 5일 전에 출석요구서가 송달되도록 해야 한다. 국회 법사위가 5일 증인을 채택하더라도 강제성이 없어서 출석 여부는 물론 위증을 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법사위에서 자료 제출 요구 안건이 처리되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자료가 제출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국회의원실에서 유관 기관을 상대로 자료를 요구할 수 있지만 정식으로 상임위 의결을 거친 경우에만 보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조 후보자는 2일 기자간담회와 달리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위증을 하게 되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때 조윤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발언했다가 허위 증언죄로 고발당했다. 국회에서의 위증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

청문보고서 송부 마지막 기한인 6일 ‘조국 청문회’가 열리게 된 것은 여야가 청문회 일정과 증인 채택을 놓고 줄곧 평행선을 달린 탓이 크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자 한국당은 지난달 23일 사흘짜리 청문회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국무총리 청문회도 이틀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흘 뒤 여야가 이달 2, 3일 이틀간 청문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이번엔 조 후보자의 부인과 딸, 노모 등 가족 증인을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면서 무산됐다. 민주당의 전례 없는 ‘11시간 기자간담회’가 열린 뒤 국회가 책무를 저버렸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문 대통령이 경과보고서 송부 재요청으로 압박하자 결국 이날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고야 기자
#조국#법무부 장관#인사청문회#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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