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영어 잘해 1저자 등재”…전문가 “쓰기 실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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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4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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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딸 조모 씨를 둘러싼 이른바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 “영어를 좀 잘해서 연구, 실험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를 하신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조 씨의 영어실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는 정황이 나왔다.

4일 채널A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말과 달리, 딸 조 씨가 과거 온라인에 공개한 영어능력인증시험 성적은 최상위급은 아니었다.

조 씨가 고려대학교 수시 전형 때 제출한 2009년 2월 토플(TOEFL) 성적은 총 103점으로, 영어 논문 작성 능력과 관련 있는 ‘쓰기’ 점수는 30점 만점에 21점이었다. 토플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네 가지 유형으로 구성돼 각 30점씩 총 120점 만점인 시험이다.

당시 기준으로 페어(Fair) 등급인데 이는 중상위급 점수에 해당한다.

한 어학시험 전문 강사는 “라이팅(쓰기)이 20~21점이 나온다는 것은 되게 못한 것”이라며 “보통 수시로 고등학생들이 국내 대학갈 때 라이팅 점수는 28~30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영어 점수만 봤을 때, 조 씨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에 의학 전문지식까지 지닌 제2저자 연구원보다 논문 영어 번역을 더 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매체는 밝혔다.

조 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의 제2저자 A 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 후 한국에서 소아과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현재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아동 병원에 재직하고 있다.

해당 논문이 제출된 대한병리학회 측 역시 “제1저자는 논문의 중요한 부분을 대부분 작성해야 한다. 15개 분야 중 적어도 반 정도는 1저자가 해야 한다. 영어로 정리했다는 것은 1저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조 씨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인 2007년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을 하면서 논문을 번역했다. 이 논문은 2008년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됐고, 이듬해인 2009년 조 씨가 해당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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