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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직원도 청소부도 ‘영어 잘하는’ 독일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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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직원도 청소부도 ‘영어 잘하는’ 독일의 비결은

뉴스1입력 2019-09-04 11:28수정 2019-09-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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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교육과정 © 서양덕 통신원 제공

독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김모 씨(32)와 대만인 쉬모 씨(29)는 회의에서 독일인들의 영어 실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독일인밖에 없었던 회의실에 이들이 들어서자 앞서 모국어로 토론을 하던 독일 연구원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로 전환했다.

이 덕분에 김씨 등도 역시 빠르게 주제를 이해하고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다. 김씨는 속으로 어떻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두 언어를 오갈 수 있을까 감탄하며 독일 영어 교육의 힘을 실감했다.

독일은 자타 공인 영어교육 강국이다. 글로벌 교육기업인 에듀케이션퍼스트(EF)가 매년 실시하는 영어능력평가에서 독일은 90여개 비영어권 국가 가운데 10위권에 거의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 체감하는 독일인들의 영어 실력은 각종 조사에서 그래프로 나타나는 지수를 웃돈다. 의사, 공무원, 중고등학생, 대학생, 교직원, 회사원, 연구원, 교사 등 생활 속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직군의 사람들이 영어로 자연스럽게 의사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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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독일어로 말하다가도 상황에 따라 빠르고 자연스럽게 영어로 바꿔 말하기가 가능하다. 단순한 의사전달 외에도 분석, 토론, 수필 및 논문 작성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도 상당 수준의 영어 능력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공항에서 길을 물어본 독일 청소부도, 마트 캐셔도 대부분 영어를 알아듣고 영어로 답을 한다.

영어와 독일어가 인도유럽어족 게르만어파에 함께 속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들은 발군의 영어 실력을 보인다. 연령대와 교육 수준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역에 따른 영어 실력 차이는 거의 없다. 다시 말해 받은 교육에 따라 구사하는 영어 수준에 차이가 있을 뿐 부유한 특정 지역의 독일인들이 영어를 더 잘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영어를 잘 하는 비결은 아마도 교육에 있을 것이다.

실업계 중등학교인 하웁트슐레는 일찍이 기술 쪽으로 진로를 택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이지만 직업에 필요한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레알슐레는 일반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되기 위해 진학하는 실업계 중학교로, 교과 과정의 영어 비중이 모국어와 비슷하게 높다. 즉 어느 학교를 다니더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저마다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해 일정 수준의 영어 능력을 갖춰 졸업한다.

독일 대학생, 연구원, 강사,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들은 공통적으로 영어를 잘하게 된 이유로 말하기와 쓰기 능력 평가를 꼽았다. 대학생 프레야 하트만(23)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발표나 토론 활동을 자주했고 작문 과제도 많았다”며 “수업 참여도에 대한 평가 비중도 높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영어로 쓰고 말하는 과정이 점차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업계 학교에서의 영어 공부 과정 역시 인문계 학교와 마찬가지로 대화와 작문 위주이다. 대학 교직원 프란치스카 라우(35)는 “독일의 영어교육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수업시간에 그룹을 만들어서 대화하는 방식은 매우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교사들은 학생들이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10살 무렵부터 조별, 혹은 짝을 이뤄 각 수준에 맞는 영어 상황극을 연습시킨다. 학생들에게 정답을 말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개인의 생각을 가급적 말과 글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학생들이 먼저 자신의 생각을 갖고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교사가 문법적인 오류를 수정해주는 식이다.

독일인들이 영어에 강한 또 다른 이유로 영미권 드라마, 영화, 게임, 음악와 같은 문화적인 요소의 접촉도 꼽을 수 있다. 독일의 산업이나 과학 수준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데 반해 문화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약해 영미권 문화를 향유한다.

젊은 독일인들 사이에서도 자국 영화나 드라마, 음악은 ’재미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독일에서 프리랜서 영어강사로 일하는 라이언 울프(29)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미국 드라마나 음악에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특히 남학생들은 게임을 하면서 영어를 쉽게 접하고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한 독일인들 대부분은 자신의 영어 실력에 대해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영어는 개인의 업무나 삶에 필요한 도구 역할을 할 뿐 더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다.

독일어 강사 아이커 쿠스너(50)는 “독일의 영어교육은 필요성과 실용성에 기반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말하기, 듣기, 쓰기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언어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일메나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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