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성-김민의 엇갈린 후반기, 이강철 감독의 고민과 기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4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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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제성-김민-이강철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 배제성-김민-이강철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 위즈는 올 시즌 창단 이후 최초기록들을 잔뜩 쏟아내고 있다. 창단 첫 시즌 60승, 창단 첫 후반기 5위, 창단 첫 외국인투수 동반 10승 등이 대표적이다. 조만간 달성이 기대되는 최초기록도 있다. 국내투수의 10승이다. 프로 5년 차 우완투수 배제성(23)이 시즌 10승에 도전 중이다.

배제성은 4일까지 올 시즌 25경기에서 8승9패, 평균자책점(ERA) 3.86을 올리고 있다. 5월 중순까지는 롱릴리프 성격의 불펜투수였다. 5월 22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부터 선발로 고정됐다. 불펜으로는 7경기(17.2이닝)에서 ERA 2.55만 기록했다. 선발로는 18경기(94.1이닝)에서 8승9패, ERA 4.10이다.

ERA만 놓고 보면 불펜이 더 적합해 보인다. 그러나 선발 적응기를 거친 배제성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후반기 6경기에선 4승2패, ERA 1.80이다. 외인 원투펀치 윌리엄 쿠에바스(4승3패·ERA 2.93)-라울 알칸타라(3승2패·ERA 3.90)보다 뛰어나다. ‘후반기 에이스’는 배제성이다.

배제성이 서너 차례 정도 추가될 선발등판 기회를 살려 2승을 보태면 KT의 창단 첫 토종투수 10승을 신고하게 된다. 조무근(2015년), 김재윤(2016년), 고영표(2017년), 금민철(2018년)의 8승이 종전 최다승 기록이다. 그중 조무근과 김재윤은 불펜투수였다. 창단 첫 국내 선발투수 10승까지 겨냥하고 있는 배제성이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부터 배제성을 눈여겨봤던 이강철 감독은 흐뭇하기만 하다. 이 감독은 “직구와 커브만을 던졌는데도 훌륭했다. 그 전까지는 제구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올해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선발 후보로 분류해뒀다”고 밝혔다. 배제성이 급성장한 비결로는 공격적인 피칭을 꼽았다. 이 감독은 “구위가 좋으니까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는 피칭을 주문했다. 그 덕에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고, 결과가 좋으니까 자신감도 붙었다”고 설명했다.

환골탈태한 배제성과 달리 프로 2년 차 우완투수 김민(20)은 이 감독의 ‘아픈 손가락’이다. 전반기까지는 6승7패, ERA 4.57로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하던 김민이 후반기 들어서는 승 없이 4패, ERA 7.36으로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괴물타자’ 강백호와 더불어 KT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들 중 한 명이라 애지중지하고 있지만, 후반기에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내년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 마무리를 잘해주길 바란다”며 김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규정이닝을 채울 수 있도록 선발 기회를 한 차례 더 주겠다”는 의사도 덧붙였다.

김민은 4.1이닝을 더 채우면 규정이닝을 채운 상태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지난해 금민철(156.1이닝)에 이어 규정이닝을 충족시키는 KT의 역대 2번째 국내투수가 된다. 창단 최초기록은 아니지만, 김민의 성장에는 큰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록인지 모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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