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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 만난 캐리 람 “中, 홍콩에 軍 투입 계획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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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 만난 캐리 람 “中, 홍콩에 軍 투입 계획 전혀 없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9-09-04 03:00수정 2019-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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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비공개 회의서 첫 언급
“범죄인 인도법, 매우 어리석은 짓… 할 수 있다면 사퇴하고 싶다” 발언
논란일자 하루뒤 “그런 말 안해” 부인… 시위 주도 조슈아 웡 대만 전격 방문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62·사진)이 지난주 홍콩 기업가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중국 중앙 정부는 홍콩에 군대를 투입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일 람 장관이 “중앙 정부가 국제적 평판에 신경 쓰고 있고 (군대 투입은) 대가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동은 30분간 이어졌고 이 중 24분 분량의 녹음을 입수했다고도 밝혔다. 홍콩 내에서 중국이 직접 무력 개입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람 장관의 관련 언급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중국 정부에 군대 투입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람 장관은 “중앙 정부는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인) 10월 1일 국경절 전에 위기를 끝내겠다는 어떤 데드라인도 설정하지 않았다”며 “(홍콩 시위는) 단기간에 해결할 방법이 없고 중앙 정부는 장기적으로 대응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한때 ‘홍콩판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그는 중앙 정부와 홍콩 시민 사이에 낀 자신의 무능을 토로하며 울음을 참기도 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현재 긴장 국면을 해결할 정치적 환경을 제공할 힘이 없다는 게 나를 가장 힘들게 한다”고 털어놨다. 미중 관계가 전례 없이 긴장된 시기에 홍콩 사태가 중국의 국가 주권 및 안보 문제로 비화했다며 “중앙 정부와 홍콩 시민이라는 두 주인을 모셔야 하는 행정장관의 한계가 매우 크다”고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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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국 본토에 대한 홍콩 시민의 두려움과 분노가 이렇게 클지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시민을 중국에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을 추진한 것은 결론적으로 매우 어리석었다”고 후회했다. 목이 멘 채 “쇼핑몰, 미용실 등 외출도 힘들다. 어디를 가든 소셜미디어에 행적이 공개돼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나를 기다릴 것”이라고도 했다.

람 장관은 “용서 받을 수 없는 혼란을 일으켰다. 선택할 수 있다면 우선 사퇴하고 깊은 사과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퇴하고 싶어도 중앙 정부의 허락을 받지 못해 못 한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하루 뒤 사퇴설을 곧바로 부인했다. 그는 3일 취재진에 “중앙 정부에 사퇴 의사를 밝힌 적도, 사퇴에 대해 논의하는 걸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중국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이날 베이징에서 홍콩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위를 ‘정치 테러’로 규정하며 상황이 악화되고 홍콩 정부가 대처하지 못할 시점이 오면 중국군을 홍콩에 투입할 권한이 있다고도 밝혔다. 판공실은 “중국을 대표하는 홍콩 주재 중앙 정부 연락사무소, 외교부 사무소, 중국군 부대는 공격하면 안 된다”며 시위대에 마지노선도 제시했다. 10, 20대 홍콩 젊은이들이 중국화에 대한 공포로 시위에 나왔음에도 “(중국에 대한) 애국 교육을 홍콩 정부가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인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올해 시위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23)은 이날 오전 대만을 전격 방문했다. 그의 대만행이 시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범죄인 인도법#홍콩#반중 시위#캐리 람#우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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